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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문스독

[후쿠란] 애(爱)로 인한 애(哀) * 조직원 X 고등학생 사랑 애, 슬플 애. 나는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저 자학을 위한 말이 아니다. 치기 어린 말로 치부하기에는 나이를 무시할 수도 없지 않은가. 후쿠자와 유키치는 정상이 아냐, 나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아니라 선뜻 말할 수 없을 뿐더러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아저씨가 의사야?' '그건 아니다만.' '그럼 모르는 일이지이.' 그 어린 녀석은 당돌하게도 부정했다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렇게 샐쭉 웃는 얼굴을 사랑스러워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는커녕, 어떤 감정을 느끼는 척 해야 할지 나는 생각하고 있었단 말이다. 감정이라는 것을 정의로 배우고 감정이라는 것을 느낄 줄 몰라 했다. 한참을 살아오며 할 줄 알게 된 것은 진심으로 무언가를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아닌, 척. 기쁜 '.. 더보기
[다자츄] 네 번의 사랑 * 불로불사 다자이 전전전생의 너는 아팠다. 많이 아프고, 또 아파서 내 손을 잡을 힘도 없었다. 간신히 나의 손등 위에 얹힌 손은 언제나 파르르 떨고 있었다. 안쓰러워 조심스레 붙들면 네 입술은 희미하게 웃었다. 너는 늘 말했다. 다음에는 건강하게 태어나서, 너랑 걷고 싶어. 소박하게도 네 바람은 그것 하나였다. 네가 입버릇처럼 하던 그 말을 듣고서 나는 대꾸했다. 걷는 걸로 만족하지 마. 하늘을 날자, 우리. 태양에 닿자. 너는 말도 안 된다며 작게 웃었다. 늘 같은 대답에 너는 늘 웃어 주었다. 그런 너의 미소가 좋았다. '또 만나.' 네가 말조차 끄집어낼 수 없게 되었을 때, 그 때 나는 그렇게 말했고 너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작은 움직임이었으나 충분했다.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너와 함께하고.. 더보기
[다자츄] 161128~161231 조각글 (24개) 왜 아직도 죽지 않았어? 음? 왜 살아 있냐고, 다자이. 눈을 꿈뻑이다 빙그레 미소 짓는다. 그리 웃음으로써 이 상황을 아무렇지 않은 척 넘기려는 듯 하다. 그를 마주한 얼굴이 험상궂게 일그러진다. 손을 팔랑거리며 츄야, 하고 이름을 부른다. 불린 이는 말이 없다. 그럴 줄 알았으면서도 다자이는 일부러 맥이 빠진 양 한숨을 포옥 내쉰다. 그러더니 양 손을 허리에 얹고 답답하다는 기색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다자이는 츄야를 향해 허리를 굽혔다. 조금은 줄어든 거리에서 상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내가 말했지, 츄야. 머리 나쁜 것 좀 드러내지 말라구. 뭐…! 언성을 높이려는 이를 손을 들어 제지한 후 다자이는, 그제야 그의 첫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전한다. 늘 말해 왔잖아. 다자이는 웃었다. 언제나와 같은.. 더보기
[다자츄] 눈이 멀어버린 날 中 * 컬러버스 * 上편( http://xkznshin.tistory.com/191 )의 과거 1 - 고등학생 시절 1. "다자이 상, 넥타이가 삐뚤어졌는데요." "날 놔둬, 아츠시 군." "그래도 학생회잖아요." 쿠니키다 군이 날 멋대로 처박은 거라니까. 입술을 삐죽이면서도 다자이는 순순히 넥타이를 당겨 올렸다. 느슨하게 목에 매달려 있던 넥타이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 잘 하셨다며 아이를 대하듯 칭찬을 해 주니, 아츠시 군보다는 어른이라며 톡 쏘아붙인다. 나카지마는 듣지도 않은 것처럼 대충 알았어요, 하고 대답한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임원 하나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오늘은 이 고등학교의 입학식, 질서 유지를 위해 소집된 학생회 임원들은 별다른 일이 없다면 각자 지정된 자리에 얌전히 서 있.. 더보기
[다자츄] 눈이 멀어버린 날 上 * 컬러버스 * 카페 사장 X 교사 다자이 오사무는 자신을 장님이라 지칭했다. 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네. 그 말을 들으면 대부분 의아해 했지만 그저 잘못 들은 양 넘겼다. 다자이와의 인연을 더 이상 잇지 않을 이들의 경우였다. 그러나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꽤나 오랜 시간 지속되자 그를 다그치고 그런 장난은 치는 것이 아니라고 달래었다. 그럼에도 다자이는 꿋꿋이 자신을 장님이라 지칭했다. 그들은 머지않아 포기했다. 다자이의 고집을 이길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다자이가 거리 변두리에 차린 조그만 카페 이름도 Blind, 장님이었다. 전부 새카맣고 새카만 카페였다. 다자이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조금도 장님인 척 하지 아니하였다. 평범하게 앞을 봤고 평범하게 생활을 했다. 카페에서 한두 달 가량 아.. 더보기
[다자츄] 遺(남기다, 그리고 남다) * 문스독 전력 * 사망 소재 * 遺 남기다 유 / 남다 유 0. 눈이 와. 눈이 와, 다자이. 너와 내가 사랑이란 걸 하게 된지 꼭 일 년 째 되는 날, 이렇게도 예쁘게 눈이 와. 조금 유치한 말이지만ㅡ, 하늘도 우리를 축복하는 걸까. 나는 잘 지냈어. 네 생각도 조금 했고, 술도 많이 안 마셨어. 퍽 하면 들이붓고 전화하던 주정뱅이는 어디 갔냐고 놀림 받을 지경이다. 너 솔직히 놀랐지? 아닌 척 할 거 뻔하지만 다 알아, 인마. 나도 조금은 놀랐는걸, 취하지 않고도 멀쩡히 걸을 수 있으니 말야. 뭐, 보통 반대지만. 하여튼! 네가 놀랄 것도 없다 이거야. 건강 챙기라고 한 건 너잖아. 바보. 애들도 잘 지내. 걔네가 애냐, 너 없으면 못 살게. 밥도 잘 챙겨먹고 있어. 아..., 딱히 이야기 하고 싶.. 더보기
[다자츄] 사귄 지 2년 3~4 * 연예인 AU (모델 X 가수) * 설정 날조 1 : 이 두 사람은 눈물이 많다. * 1~2 ( http://xkznshin.tistory.com/187 ) 3. "츄야." "꺼지자." "츄우야." "더 이상 만지면 영원히 손을 쓸 수 없게 해 주마." 그리고 냉담하게 내쳐진 손에 다자이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마찬가지로 시무룩하게 처진 눈이 나카하라를 흘끔흘끔 곁눈질 하지만 돌아오는 시선은 없다. 잔뜩 굳은 얼굴이 단단히 화가 났음을 보인다. 다자이는 입술을 쭉 내민다. 계속되는 이 대치 상황에 본인까지 열이 날 지경이다. 아니, 잘 생각해봐. 드라마에서 키스신이 있을 수도 있지, 안 그래? 자기도 많이 했으면서. 난 처음인데! 생애 첫 연기였는데 응원은 못 해줄 망정, 너무한 거 아냐? 응? 그치.. 더보기
[다자츄] 사귄 지 2년 1~2 * 연예인 AU (모델 X 가수) 1. (부제 : 내조의 여왕) "잠시 쉬었다 가겠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다자이의 입술 새로 한숨이 터졌다. 이상하게 비틀려 있느라 힘이 들어갔던 어깨를 주물렀다. 그의 시선은, 진지한 얼굴로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는 사진 작가에게 닿아 있었다. 차암 좋은 사람인데 취향이 지나치게 난해하단 말야. 건강 관리가 어쩌구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중인 매니저가 제 입에 처박는 비타민제를 씹으면서 다자이는 생각했다. 확실히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오면서 비지니스 관계에서는 누구보다 신뢰하는 사람이지만 다자이를 여기서 요가 선생으로 전직시킬 생각인지 이상한 자세만 요구해댄다. 뭐, 일단 사진만큼은 잘 나오니 된 건가 싶기도 하다 :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의문이다만. 이러한 생각을 하.. 더보기
[다자츄] 비틀림 * 네임버스 "츄야." "그만, 좀. 빌어먹을... 새끼야." 숨을 몰아쉬느라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하는 이의 등을, 다자이는 손바닥으로 찬찬히 쓸어내렸다. 앉아 있을 기력도 없는지 바닥에 엎드려 나카하라는 기침을 함으로써 물을 토해냈다. 괴로움에 절어 내뱉은 신음을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은 숨소리 뿐이었는데, 다자이의 것은 들리지 아니하였다. 나카하라는 다자이가 혹여 사라진 걸까봐 속이 뒤집어질 것 같음에도 상체를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시야에 들어오는 다자이의 모습에 유달리 안심한 얼굴. 다자이는 그의 표정 변화에 대답이라도 하듯 조금 웃었다. 나카하라는 손을 뻗어 다자이의 옷깃을 붙든다. 다자이의 손이 그 위에 겹쳐진다. 나카하라는 멀뚱히 다자이를 쳐다보다, 목소리를 내기 위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