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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문스독

[다자츄] 사귄 지 2년 1~2

* 연예인 AU (모델 X 가수)


1.
(부제 : 내조의 여왕)

"잠시 쉬었다 가겠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다자이의 입술 새로 한숨이 터졌다. 이상하게 비틀려 있느라 힘이 들어갔던 어깨를 주물렀다. 그의 시선은, 진지한 얼굴로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는 사진 작가에게 닿아 있었다. 차암 좋은 사람인데 취향이 지나치게 난해하단 말야. 건강 관리가 어쩌구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중인 매니저가 제 입에 처박는 비타민제를 씹으면서 다자이는 생각했다.
확실히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오면서 비지니스 관계에서는 누구보다 신뢰하는 사람이지만 다자이를 여기서 요가 선생으로 전직시킬 생각인지 이상한 자세만 요구해댄다. 뭐, 일단 사진만큼은 잘 나오니 된 건가 싶기도 하다 :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의문이다만.

이러한 생각을 하던 중 다자이의 감각을 현실로 돌아오게 한 것은 매니저의 난데없는 뒤통수 스매싱이었다.

"악!"
"비타민제 쯤은 혼자 먹어라!"
"아..., 아파라. 애초에 말없이 먹여주기 시작한 건 쿠니키다 군이라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시중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게 마음에 안 드는지 심술이다. 다자이는 입술을 삐죽이며 손을 뻗어 맞은 부분을 부비더니, 제게 내밀어진 비타민제를 순순히 집어 먹기 시작했다. 한 번에 다 먹지 말고, 하나씩! 네에, 네. 속으로 잔소리쟁이라고 투덜대면서도 다자이는 착실히 그의 말을 따랐다. 본인을 위해 자처한 악역, 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그 비슷한 거니까.
멍하게 비타민제를 씹으며 다자이는 갑자기 나카하라의 얼굴을 떠올렸다. 아아, 우리 츄야. 츄야라면 화내면서도 다 먹여줄텐데. 그리고 다자이는 엄청난 사실을 하나 알아냈다 : 지금 당장 츄야가 보고 싶어! 그리고 잠깐 반짝였던 눈은 곧 시들해진다. 어떻게 자신의 잡지 촬영장에서 그를 만나겠는가, 비행기를 타야 될 만큼 멀리 있는 곳에서 스케쥴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던 이를.

"다자이! 다자이!"
"......."
"다자이!"
"음?"
"한참을 불렀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네 놈!"

그에게 비타민제 섭취를 명령하고는 저 멀리서 스태프들과 업무 관련 이야기를 나누던 쿠니키다가 씩씩대며 다가왔다. 다자이가 눈을 깜빡이며 쳐다보자, 촬영용 복장이라 멱살을 잡지는 못하고 주먹만 쥐었다 펴기를 반복하던 쿠니키다는 팔을 뒤로 뻗어 스튜디오 출입구 쪽을 가리켰다.

"나카하라."
"나가라고?"
"이 멍청아, 나카하라 씨 오셨단 말이다!"
"아, 나카하라. ...뭐? 나카하라!?"

벌떡 몸을 일으킨 다자이의 눈에 들어온 것은 놀랍게도 나카하라. 다자이는 입을 벌리고 버벅대다가 갑자기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는 그에게 달려간다.

"츄우야!"
"미친, 오지 마! 꺼져!"

질겁하는 나카하라를 품 안에 밀어넣고 다자이는 나카하라의 이마에 뺨을 마구 부볐다. 옳지, 우리 멍멍이. 오빠가 보고 싶어서 온 거야? 그런 거야? 응? 트랜스 젠더 컨셉으로 곡을 낸다는 사실을 안 이후부터 저 주둥이에서는 오빠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나카하라는 다자이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가볍게 피한 다자이가 나카하라의 손을 꼭 쥐고 배시시 웃었다.

"웬일이야. 스케쥴 있다며?"
"끝내고 날아왔다."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
"잘난 건 얼굴 뿐인 녀석이 그것마저도 못 써먹게 만들어주랴?"
"츄야 눈에는 오빠가 그렇게 잘생겼구나?"

한 번만 더 오빠고 뭐고 지랄하면 죽여준다, 진짜. 턱을 간질여지며 하는 말에는 설득력이 없다.
나카하라는 다자이의 손을 팩 팽개치고 걸음을 옮겼다. 그의 뒤를 졸졸 따라가며 다자이는 끊임없이 물었다. 그런데 진짜 웬일이야? 안 힘들어? 우리 애기 쉬어야지. 츄야? 츄야, 어디 가? 츄야? 공교롭게도 모든 말은 무시 당했으며 나카하라는 곧장 사진 감독에게 향했다. 바람 맞았다며 훌쩍이는 다자이의 귀에, 언제 들어도 낯선 나카하라의 비지니스용 말투가 들려온다.

"안녕하세요, 나카하라 츄야입니다."
"오, 나카하라 씨. 이곳에는 웬일..., 아. 다자이 씨를 보러 오셨군요."
"아니, 그렇다기 보단. 언제나 저 망할 다자이에게 일거리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러 왔습니다."
"별 말씀을요. 다자이 씨는 제 최고의 파트너니까 말입니다."

누구 맘대로. 나카하라는 모리 감독이랑만 일하면 허리가 부서질 것 같다고, 그와 일하고 온 날에는 잘 때까지 칭얼거리던 다자이를 떠올리며 터질 뻔한 비웃음을 간신히 참아냈다.
해 드릴 건 없고 밥값이라도 내겠다고 하여 감독에게 격한 포옹을 받은 나카하라는 뒤를 돈 순간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가 아니고, 다자이에게 그보다 더한 포옹을 당했다. 나카하라는 반은 반사적으로, 나머지 반은 고의로 정강이를 찼다. 아파, 아파! 칭얼거리면서도 제 허리를 놓지 않고 꼭 껴안고 있는 다자이에 나카하라는 인상을 있는 대로 구기면서 그의 등을 토닥였다. 왜 이래? 다자이는 자신이 붉은 립스틱을 칠했다는 사실도 잊었는지 나카하라의 목에 연신 입을 맞추었다. 츄야, 너무 예뻐.

"꺼져주면 고맙겠다."
"나 감동했잖아. 이게 바로 내조의 츄야?"
"뒤져 버려."

나카하라는 다자이의 머리를, 그것이 안 먹히자 어깨를 쥐고 세게 밀어냈다. 나카하라의 목에 립스틱 자국이 길게 번진다. 다자이가 실실 웃으며 손끝으로 그 자국을 문질렀다.
사귄 지 2년, 다자이 오사무와 나카하라 츄야의 별 거 없는 연애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2.

"아, 왜 나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이 감동적인 순간을 츄야와 함께하고 싶으니까?"
"너 언제 죽어?"
"네가 죽을 때."
"지랄."

다자이는 나카하라의 허리를 감싸는 동시에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네 대가리 무게가 1톤은 되는 것 같으니 치우라고 되도 않는 유치한 소리를 하는 나카하라에도 다자이는 웃지 않는다. 오늘에서 내일로 넘어가는 열두 시, 나카하라가 작사에 참여한 그의 타이틀 곡이 공개된다. 그 사실에 도대체 어째선지 본인이 안절부절 못 하고 있는 것. 나카하라는 감겨 오는 눈을 억지로 떠 가며 다자이에게 붙들려 있었다.

"얼마나 남았냐."
"삼 분. 나 떨려, 츄야."

웃기지도 않아 나카하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숨소리 그딴 식으로 낼 거면 숨 쉬지 말라고 타박을 줘도 다자이는 숨을 자꾸만 크게 들이쉬고 내쉬더니 갑자기 결의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친다. 츄야, 키스해줘!

"하아?"
"나 너무 긴장된단 말야. 응?"
"아니, 그러니까 왜 니가."

도저히 들어먹는 것 같지 않아 나카하라는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나카하라가 경멸의 눈빛을 보낸다. 다자이가 갈망의 눈빛을 보낸다. 그 잠깐의 대치 상황은, 키스해 달라고 한 주제에 기다리지 못하고 나카하라의 뺨을 감싸 쥔 다자이에 의해 종결. 도대체 왜 싫다고 했던 건지 나카하라의 눈꺼풀이 기다렸다는 듯 스르르 감긴다. 입술이 닿는다.
나카하라의 입술을 조금씩 물어 촉촉 빨다가 사이로 혀를 비집어 넣는다. 어정쩡하게 멈춰 있는 나카하라의 것과 자연스레 얽으며 다자이는 그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었다. 그리고,

새카만 어둠이 널 덮치고, 눈에 보이는 건 단 하나.

나카하라는 갑작스레 울려 퍼지는 제 데뷔곡에 놀라 다자이의 혀를 씹었다. 짧은 비명과 함께 그에게서 떨어진 다자이는 나카하라를 향해 원망의 목소리를 낼 정신도 없이 노트북으로 후다닥 얼굴을 돌렸다. 노래가 울려 퍼지는 근원인 다자이의 휴대폰을 나카하라가 집어든다. 나카하라는 그 노래가 알람이었음을 깨닫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지극정성이네.
그가 알람을 끄는 동안 다자이는 새로이 바뀐 나카하라의 홈페이지에 탄성을 내뱉었다. 나카하라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었다. 얼굴에는 저도 모르는 사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저러는 걸 보니 약간 기분 좋은 것도 같고.
이어 나카하라의 신곡이 집 안을 채운다. 다자이의 두 눈은 꽤나 진지하게 뮤직 비디오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애인이 옆에서 제 노래를 보고 듣는다는 사실에 조금 민망해진 나카하라는 헛기침을 하고는 일부러 딴청을 피웠다. 이번 뮤직 비디오에서는 제가 여장을 하고 나와 그런지 다자이의 눈을 찔러 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다.
나카하라는 어느 새 도달한 후렴구에 그것을 따라 노래를 흥얼거렸다. 나를 몰라, 왜 몰라. 진짜 나를 좀 봐줘. 나를 알아, 난 알아. 그 순간 나카하라는 제 뮤직 비디오에서 들은 적 없던 누군가의 흐느낌을 듣고는 노래를 멈추었다. 나카하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노트북 쪽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야..., 다자이?"
"츄, 흐으, 츄야아."
"미쳤나봐. 왜 울어! 바보냐!"

제가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는 장면에서 같이 울음을 터뜨린 다자이였다. 나카하라는 다자이의 얼굴을 양 손으로 움키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런 반응이 나올 줄이야. 다자이는 손등으로 눈을 부비며 뮤직 비디오를 멈추었다. 너무, 너무 슬퍼서 못 보겠어. 다자이는 그대로 나카하라를 와락 껴안았다. 뒤로 밀려난 나카하라는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나카하라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다자이는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허, 으으, 츄야. 츄야는, 왜, 왜."
"어이, 왜 울고 그래. 내용이 좀 슬프긴 하지만,"
"츄야는 왜 그렇게 예쁜 거야... 왜 나는, 예쁜 츄야를, 왜, 실제로 못 본 거야..."
"그 쪽이었냐!"

어이가 없어도 적당히 없어야지. 나카하라는 다자이의 머리를 꾹꾹 밀어 봤지만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카하라의 가슴팍에 얼굴을 비벼댈 뿐이다. 야, 눈물 닦지 말라고! 기겁하며 조금 더 세게 밀었지만 효과 전무. 나카하라는 힘이 빠져 다자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가만히 누워만 있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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