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쿠로] 열꽃 감기에 걸렸다. ) --> 아픈 줄도 몰랐는데 집에 돌아와 까무룩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땐 문턱에 엎어져 있었다. 불은 전부 꺼져 있었고 아주 조용했다. 내 숨소리만 온 집 안을 채웠다. 이것을 설명하기엔 조용하다는 말은 뭔가 조금 부족했다. 적막. 적막했다.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엄마는 오늘 약속이 있어서 늦는다고 했다. 또 그 아저씨를 만나러 가는 모양이었다. 아침부터 곱게 분칠을 한 엄마가 입술을 빨갛게 칠하며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생각만 해도 좋은 것 같았다. 그렇게 좋아? 넥타이를 매며 툭 물어보니 얘는 뭘 그런 걸 물어보니, 하며 어깨를 팡팡 내리쳤다. 아팠지만 엄마는 꽤 좋아 보였다. 머지않아 아빠가 생기나 싶었다. ) --> 가만히 누워 쓸데없는 생각이나 .. 더보기 이전 1 ··· 75 76 77 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