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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도바쿠] 어서 오세요, 바쿠고 하우스에. * 무개성 * 유령 X 인간 캇쨩! 캇쨩, 캇쨩! “…….” 왜 나 안 봐줘, 바쿠고. “더럽게 부르지 마.” 뾰로통하게 내밀어진 입술을 한 대 치고 싶다. 바쿠고는 이를 가는 것으로 그 욕망을 대신했다. 입술을 우물거리며 옹알이처럼 늘어놓는 말은, 조금도 듣고 싶지 않았지만 귀를 막아도 손가락 사이로 파고 들더라. 캇쨩이라고 부르면 바쿠고가 꼭 돌아봐 주니까. 시선과 미움을 함께 받고 싶다면 그렇게 하시지. 톡 내뱉고 싶은 그 말을 삼켜내고 바쿠고는 하나도 듣지 못한 척 뒤를 팩 돌았다. 어디 가, 바쿠고. 나갈 거야? 나가지 마. 속사포처럼 다다다 달라붙어 오는 목소리를 바쿠고는 죄 무시했다. 저 놈에게서 벗어나려면 어쩔 수가 없다. 오늘은 집에서 편히 쉬려 했건만. 그러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리 .. 더보기
[루민] 너는 내 운명 * 캠퍼스물 “민석아, 예쁜 내 민석아.” “내가 왜 네 민석이야, 새끼야.” “내가 네 새끼니까 너는 내 민석이지.” 저런 말을 할 거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얼굴이라도 하던가, 표정은 있는 대로 굳히고 어린 애 같은 말이나 뱉고 앉아 있지. 그런 모습에 도통 적응이 되지 않아 민석은 일그러지려는 얼굴을 숨겼다. 입 꼬리 하나 잘못 씰룩이면 왜 그래, 누가 괴롭혔어, 뭐라고, 내가 그랬다고, 자살할까, 하면서 목 매달기 좋은 나무를 찾아 루한은 긴 긴 여정을 떠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제멋대로에 구제불능. 저와 하나도 맞지 않는 멍청한 남자를 옆구리에 달고 다닌 지 세 달 째 되는 오후의 민석이었다. 너는 내 운명 루한은 침이 마르고 입술이 닳도록 말해왔다. 민석아, 너는 내 운명이야. 너는 내 거.. 더보기
[찬백] 이별 연습 헤어지자. 조금은 단호할지 모르는 목소리는 카페 안을 채웠고 귀를 울렸고 커피 잔에 파고들었다. 초조한 듯 테이블을 두드리는 고운 손가락을, 더 이상 손을 잡아주지 않는 손가락을 시선이 고요히 쫓는다. 무어라 대답하면 좋을지 잠시 고민했다. 그 새를 참지 못한 입술은 다시금 반갑지 않은 말을 뱉어낸다. 헤어져. 우리 헤어져. 가슴에 콕콕 박혀 드는 말을 온전히 삼켜내고도 웃어야만 했다. 그가 그것을 바랐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러자. 그것이 그의 마음에 드는 대답이기를 찬열은 바랐다. 이별 연습 이별을 위한 절차는 없었다. 백현이 고한 헤어짐은 인사 대신 건네어진 첫 마디였다. 배려 없는 행위였으나 찬열은 놀라지 않았다. 화도 나지 않았다. 슬프지도 않았다. 지나친 무감각. 찬열은 되려 그 상태가 이해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