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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 내가 좋아요?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재호현수] 문제는 없었다 * 교사 X 학생 * 재호현수 전력 : 꽃말,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사랑이라는 말이 지나치게 낯설어 비어져 나오는 웃음을 꾹 내리누른 소년의 입술이 붉다. 소년의 손에 가볍게 쥐여진(그것을 손아귀에 품은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투명한 비닐 안쪽에서 설렘을 담고 있는 꽃 한 송이가 붉다.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포장해 주세요! 들뜬 목소리가 울려 퍼지던 꽃집의 간판이 붉다. 오늘은 종일 붉은 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매일 같이 붉게 뒤덮인 날들. 소년이 그 모든 날들을 사랑하기 시작한지 자그마치 백 일이 넘은 하루의 틈이었다. 빨간색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제 마음이 온통 발갛게 물들어 버린 몇 개월 동안, 그 쨍한 색감이 그렇게나 예뻐 보일 수가 없는 거다. 매일 밤 손.. 더보기
[재호현수] 꽃향기가 나요 * 회사원 X 꽃집 주인 똑똑, 유리문을 두드리는 소리. 꽃을 다듬던 고운 손가락이 멈춘다. 꽃집에 들어올 때 노크를 하는 바보 같은 손님은 하나밖에 없지. 보라는 양 부러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느릿하게 돌려 문 쪽에 시선을 준다. 정장을 멀끔하게 빼 입은 한 남자가 히죽 웃고는 문을 몹시도 조심스레(저번에 문을 부숴 먹은 것을 아직도 미안해하고 있는 듯하다) 연다. 싱글벙글 웃어대느라 벌어진 입술 새로 별로 익숙해지고 싶지 않았던 말이, 그러나 익숙해져 버린 목소리를 타고 조현수의 귀에 파고들어간다. “자기야, 내 왔데이!” “어우…, 촌스러워요. 촌스러워.” 그 인사말은 언제쯤 바꿀 예정이에요? 짜증 섞인, 답을 바라지 않고 그저 타박을 위해서만 뱉은 물음을 흘리고서 한재호는 그에게 천천히 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