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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문스독

[다자츄] 엄마는 아빠만 좋아해 下

     上편 : http://xkznshin.tistory.com/237

 

 

* 회사원 다자이 X 2P 츄야

* 육아물 : 아츠시가 아이로 나옵니다.

 

 

나 왔어.”

 

제법 큰 소리로 말했음에도 평소처럼 저를 향해 달려오는 두 쌍의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의아함에 얼른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선다. 츄야? 아가? 주위를 둘러보니 시야에 들어오는, 굳게 닫혀 있는 안방. 다자이는 언제나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음을 알았다. 다자이는너보다 나를 더말도 안 되는바보 엄마… 그쪽으로 걸어가 문에 조심스레 귀를 대니 띄엄띄엄 들리는 목소리들. 다자이는 곧바로 방문을 벌컥 열었다.

 

어쨌든 다자이는 나한테 먼저 뽀뽀해 줄 거야!”

어제 나한테 먼저 해준다고 했어요!”

 

츄야는 허리를 숙이고, 아이는 발꿈치를 들어 올려 얼굴을 바싹 들이민 채로 으르렁 거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세 살 배기 아들과 스물다섯 아내의 사이에 끼어들어 다자이는 익숙하게 싸움을 저지했다. 다자이! 아빠! 싸우던 것을 잊고 제게 폭삭 안겨오는 바보 둘을, 다자이는 양 팔 가득 끌어안는다.

 

 

 

엄마는 아빠만 좋아해

 

 

아이를 낳으면 츄야의 사랑이 분산될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에 대한 츄야의 집착이, 사랑이 줄어든다면 조금 슬플 것 같긴 했다. 많이 슬플 터였다. 그래서 츄야가 잠든 사이, 혹은 회사에서 몰래 눈물을 짜내며 마음을 다독였었다. 물론 임신을 했을 때는 아이에게 조금도 관심을 주지 않았었다. 아이를 실제로 보지 못했으니까 그런 거겠지. 만약 츄야가 아이와 시선을 맞추면, 그 꼬물거리는 작은 손을 붙들면 아마 아이에게 마음을 빼앗길 거라고 다자이는 그렇게 생각했다. 귀여운 걸 좋아하는 츄야니까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츄야아, 수고했어. 너무 고마워. 예뻐.’

다자이.’

?’

우리 이제 엉망으로 섹스 할 수 있어?’

 

, 아기를 못 봐서 그렇겠지. 츄야의 손을 꼭 잡고 아기를 보러 간 다자이는 알았다. 아이를 낳든 그렇지 않든 츄야는 변하지 않는다. 쟤가 우리 애라고? 널 하나도 안 닮았잖아. 난 싫어. 옆에서 쩔쩔매는 간호사에게 미안하다 눈짓한 다자이는 츄야를 끌어안고 우리 아이니까 예뻐해 줘야지, 츄야가 배 아파서 낳은 아가잖아, 하고 삼천 번을 달래었다. 어차피 마취해서 별로 안 아팠는데? 제왕절개의 효과는 대단했다. 다자이는 저를 똘망똘망한 눈으로 올려다보고 있는 츄야와 시선을 피하며 골이 아파 옴을 느꼈다. 아이가 철이 들 때까지 엄마랑 잔뜩 싸울 것임을 그때부터 다자이는 예감했다.

 

나도 안아줘, 다자이.’

?’

왜 쟤만 안아줘? 나도 너한테 안기고 싶어.’

츄야, 아츠시는 아직 아가야.’

나도 그럼 아가 할래!’

 

나도 먹여줘, 다자이.”

?”

왜 쟤만 먹여줘? 나도 네가 먹여줬으면 좋겠어.”

츄야, 아츠시는 아직 아가야.”

나도 그럼 아가 할래!”

 

도대체가, 삼 년 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 없다. 다자이는 입술을 부루퉁하게 내밀고 밥을 젓가락으로 쑤시고 있는 츄야 몰래 한숨을 삼켰다. 생선살을 발라먹기에 아츠시는 아직 어리잖아, 츄야. 츄야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 아이를 대하는 것보다 더 다정하고 상냥하게 얼러 보았지만 삐죽 나온 입술은 들어갈 생각을 않는다. 그때 아츠시가 포크를 쥔 손을 뻗어 츄야의 밥 위에 생선살을 얹는다.

 

 

"뭐야?"

"바보 엄마."

바보는 너야.”

바보 엄마가 아츠시 거 먹어요.”

 

, 다자이의 눈에서 놀라움과 기쁨이 동시에 섞였다. 엄마가 너무 어리게 굴어서 아이가 일찍 철이 든 건가. 아직 세 살 배기 아이한테 말도 안 되는 기대를 하며 다자이는 두 사람의 모습을 기대에 찬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너나 먹어!”

아빠가 해준 거잖아요!”

다자이가 먹여주는 게 아니면 의미가 없어!”

 

눈물까지 그렁그렁하게 매달고 버럭 소리치는 츄야에 다자이는 역시나, 하는 표정을 지었다. 한 쪽이 노력하면 뭐해. 근심과 걱정이 순식간에 밀려든다. 이렇게 십 몇 년을 더 버텨야 하는 건가. 다자이의 눈치를 보던 츄야가 급기야는 훌쩍이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움직이지 않으려는 손으로 수저를 쥐었다. 발개진 코를 손등으로 문지르더니 아이가 밥 위에 얹어준 생선과 밥을 한꺼번에 퍼서 입 안에 밀어 넣는다.

 

고마워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말하는 것에 다자이는 못 말린다는 얼굴을 했다. 아마 아이에게 진 듯한 느낌이 분해서 울먹이는 거겠지. 다자이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혼신의 힘을 다해 박수를 쳤다. 와아, 츄야 엄마 잘했어요. 아이도 따라서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집 안이 박수 소리로 덮인다. 눈을 깜빡이기만 하던 츄야가 배시시 웃는다. 입 안에 있는 것을 꼭꼭 씹어 삼키고 츄야는 밝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나 잘했어?”

잘했어요.”

그럼 오늘 섹스 해?”

 

다자이는 순간 숨을 쉬지 못했다가 마구 기침했다. 괜찮아? 놀라 벌떡 일어난 츄야를 손짓으로 다시 앉히고 다자이는 물 한 컵을 한 번에 비웠다.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 다자이는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삐걱이는 소리가 날 만큼 어색한 몸짓으로 고개를 돌렸다. 반짝이는 아이의 눈을 다자이는 차마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빠. 경쾌한 아이의 목소리를 다자이는 차마 들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이는 악의 없이 다자이가 가장 피하고 싶었던 질문을 던진다.

 

섹스가 뭐예요?”

, , 그건. 그건 말이지.”

있어! 나랑 다자이만 할 수 있는 거. 너는 못 해.”

? 왜요? 나도 할래요. 아츠시도 할래요. 왜 아빠랑 엄마만 해요? 미워요!”

 

다자이는 울망이는 눈동자를 한 번, 의기양양해진 얼굴을 한 번 번갈아 바라보고는 이마를 짚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멋진 아빠인 걸까. 다자이가 잠시 고민하는 사이에도 싸움은 멈추지 않았다. 이제 두 사람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식탁을 가로질러 이마가 닿을 정도로 허리를 굽히고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중이었다. 츄야, 애기 엄마, 제발. 다자이의 간절한 속삭임은 아마 닿지 않은 모양이다.

 

섹스가 뭔지도 모르는 주제에!”

알려주지도 않았잖아요!”

섹스가 뭐냐면,”

츄야, 그만! 그만둬!”

그만 두면 오늘 섹스 해?”

나도 할래요!”

 

두 사람의 시선이 한꺼번에 다자이에게 꽂힌다. 나랑만 할 거지? 나랑도 할 거죠? 다자이는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제 옆으로 와서 몸을 흔들어 대는 손들을 다자이는 느끼지 못하는 척 했다. 그래, 여전히 험난한 3년 차 초보 아빠의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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