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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문스독

[다자츄] 건드리지 마세요

* 육아물

* 젖몸살 난 츄야



츄우야.”

만지지 마라.”

 

곧바로 내쳐지는 손에 다자이가 무안한 얼굴을 했다. 불쌍하게 눈꼬리를 내리고 쳐다봐도 모르는 척 몸을 돌리고 이불을 목 끝까지 덮어 버린다. 아이를 낳은 뒤로 쭉 이 상태다. 대략 두 달 째, 출산 후 이 주 째, 이유도 모르는 채 다자이는 츄야의 손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건드리지 마세요

 

 

처음에는 산후 우울증인가 했다. 그러나 평소의 츄야를 유심히 살펴본 결과 그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츄야와 종종 만나는 아쿠타가와에게 몰래 물어봤지만, 그의 앞에서도 이상 행동을 보이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자기도 모르는 새 또, 츄야에게 어떤 커다란 잘못을 한 것이었다. 다자이는 확신했다. 연애 중에도 츄야가 스킨십을 금지해 온 적은 없었다. 그러니 지금 이 상황은 다자이에게 전하고 있었다 : 너는 굉장히 굉장하고 엄청나게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어. 그래, 지금은 이유고 뭐고 사과부터 해야 할 때다. 그렇게 마음을 굳히고서 다자이는 퇴근해 오자마자 밑도 끝도 없이 츄야에게 무릎을 꿇었다. 다리에 매달리며 내가 다 잘못했으니까 제발 용서해줘!’ 애원을 하다가 한 대 얻어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다자이 오사무는 그래서 요새 도통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한 팀을 이끄는 팀장이 되어서, 로 시작하는 쿠니키다의 잔소리를 삼천 번은 더 들은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 날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츄야에게 확인 받고서는, 도대체 왜 만지지도 못하게 하는 거냐고 우는 소리를 내었지만 명확한 답을 얻어내지 못했다. , . 닥치고 가서 밥이나 처먹어. 깔끔하게 다자이를 떨쳐 내고서 츄야는 아이를 데리러 방 안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모유 수유를 할 때 남이 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츄야 탓에 따라가지도 못한 채 식탁 의자에 쭈그려 앉아 다자이는 쓸쓸히 밥을 먹었었다.

그로부터 이틀 후인 오늘까지, 다자이는 고민과 고민과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기로 했다. 그래서 어제 딱 끌어안기만 하려고 했는데, 허리에 손을 대자마자 매섭게 내쳐졌다. 손만 잡겠다고 사정사정 해 겨우 손가락만 걸치고, 다자이 오사무는 외로움에 사무쳐 눈물의 밤을 보냈다.

 

네 놈이 진지한 구석 없이 방정맞게 돌아다니니 나카하라 씨도 믿지 못하는 게 아니냐!’

날 못 믿었으면 결혼도 안 했겠지, 바보 쿠니키다 군.’

소중한 상대에게는 진심으로 부딪혀야 한다.’

난 늘 진심이라구.’

 

재미도 없고, 쓸 만한 이야기는 하나도 해주지 않는 쿠니키다에 회사에서도 늘 허탕만 쳤다. 다른 누군가에게 상담을 받아보자 싶어 주위를 둘러보고서 다자이 오사무는 깨달았다. , 왕따인가.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친한 상대가 도통 보이지 않았다. 속으로만 끙끙대며 삭히기 일쑤였던 어느 날. 다자이는 쿠니키다의 조언을 받아들여 보기로 했다. 그로서는 마지막 남은 선택지였다.

 

다자이는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를 펼쳐 조퇴를 감행했다. 츄야와 오랫동안, 진중한 대화를 나누기 위함이었다. 아파서 쓰러지겠다며 땀까지 흘리는 다자이를, 옆 부서에서 자료를 건네주러 온 쿠니키다가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점심시간에 밥도 먹지 않고 급히 사우나에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체한 것 같으니 집에서 얌전히 쉬겠다고, 미심쩍인 눈으로 바라보는 상사에게 맹세와 다짐을 다섯 번 쯤 하고서야 다자이는 회사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건물을 벗어나는 발걸음이 경쾌하면서도 비장하다.

도어락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열린다. 아이가 깰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숨을 멈추고 잠시 서 있던 다자이는, 츄야의 목소리도 아이의 울음소리도 들려오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안으로 조심조심 들어간다.

 

, ?”

 

집 안이 지나치게 고요하다. 다자이는 저도 모르게 발끝을 세우고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갔다. 츄우야. 한 번 더 소곤소곤 불러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이 시간에 어딜 간 거지. 분명 집에 있다는 문자를 받은 지 한 시간도 안 지났을 텐데. 아기 방의 문을 살짝 열고 확인하니 곤히 잠들어 있다. 아이를 재워 놓고 친구라도 만나러 간 걸까? 다자이는 아주아주 조심히 문을 닫았다. 그의 발걸음은, 그 바로 옆방인 저들의 침실로 향한다. 문을 살짝 연다. 그리고 다자이는 방 안의 풍경에 행동을 멈추었다.

 

, .”

 

작은 신음이 귀에 파고들었다. 티셔츠를 올려 입에 물고, 제 가슴을 양 손에 쥐고 주무르고 있는 츄야의 모습이 다자이의 눈에 똑똑히 들어왔다. 나랑은 접촉도 하지 않으려고 하더니, 자위하고 있던 건가. 그 생각은 곧 사라진다. 츄야의 얼굴이 쾌락에 물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아픈 듯 했다. 잔뜩 인상을 찡그린 채, 츄야의 작은 손이 부푼 가슴을 열심히 조물거리고 있었다. 다자이는 그제야 알았다. 츄야는 뭉친 가슴을 풀고 있던 것이었다.

젖몸살로 인한 뭉침. 모유 수유를 할 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했다. 임신과 관련된 칼럼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럼 그것 때문에 여태껏 만지지 못하게 했던 건가. 다자이는 얼굴에 나타난, 속상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인 저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서 끙끙 앓았을 것을 생각하니 서운하고 미안한 거다. 막 들이닥친 복잡한 감정에 다자이가 어쩔 줄 몰라 하던 찰나, 츄야가 꾹 감았던 눈을 살그머니 떴다.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혔다. 다자이는 손을 들고 어색하게 웃었다.

 

안녕?”

, 아악.”

, 츄야. 애기 깨.”

 

비명을 지르려는 츄야에게 달려가 다자이는, 손바닥으로 츄야의 입을 덮어 눌렀다. 놀란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츄야를 다자이는 와락 안았다. 이래서 그랬던 거야? ? 그래서 나 피한 거야? 다정히 물어오는 목소리는 츄야의 귀에 닿지 못했다. 부끄러운 장면을, 스킨십을 일절 허용해 오지 않으며 숨겼던 모든 것을 들켜 사고가 정지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다자이는 츄야의 뺨에 마구 입을 맞추고 머리를 헝클였다.

 

이런 건 남편한테 도와 달라고 해야지. 바보야.”

, 회사는?”

아파서 조퇴.”

아파?”

 

물론 거짓말이지. 가볍게 대꾸하고 다자이는 그의 옆에 앉더니, 츄야를 달랑 들어 제 무릎에 앉혔다. 허리를 끌어안으니 츄야의 등과 다자이의 가슴팍이 맞붙었다. 츄야가 당황해 버둥거리자 팔에 조금 더 힘을 준다. 물고 있던 것을 놓쳐 내려온 티셔츠에, 동그랗게 모유 자국이 생겼다. 허리를 안은 다자이의 손에도 흘러내린 것이 닿아 척척히 적신다.

 

젖몸살이지, 이거.”

묻지 마.”

왜 말 안 했어, ? 아팠지.”

 

입술을 달싹이다 꾹 다물어 버린다. 가슴에 와 닿는 손을 이제는 쳐낼 수도 없다. 창피함과 민망함, 그리고 서러움이 동시에 들이닥쳐 무어라 말을 할 수도 없다.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먼저 알아차려 주기를 바랐는데 끝까지 모르더니, 이런 모습이나 보고. 진짜 미워 죽겠다. 다자이의 손이 티 안으로 파고들어 가슴을 세게 움켜쥔다. 입술 새로 앓는 소리가 제멋대로 튀어 나온다.

 

괜찮아?”

, , 아파아.”

 

칭얼거림에 손에서 힘이 빠진다. 가슴을 살살 돌리며 문지른다. 유두를 두 손가락으로 짓누르자 끙끙거리며 제 무릎을 아프게 잡는다. 모유가 자꾸 흐르는데, 그것을 닦아내지 않으니 밑으로 줄줄 흘러 속옷까지 젖어든다. 가슴을 정성스레 주무르는 손길이 더 아픈 것도 같고 덜 아픈 것도 같다. 츄야는 아예 다자이에게 몸을 기대고서 낮게 숨을 내뱉었다.

 

회사 막 빠져도 돼?”

연기 하면 다자이 씨잖아.”

웃기지도 않아.”

 

투덜거리던 츄야가 고개를 살짝 돌려 다자이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피해서 미안. 다자이가 그 입술에 두어 번 짧게 뽀뽀하고서 츄야와 시선을 얽었다. 이제 안 피할 거지? 츄야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입 꼬리를 조금 당겨 웃고, 다자이는 츄야의 이마에 입술을 부볐다. 그럼 오늘, 츄야. 다자이가 작게 속삭였다. 가슴을 문지르는 손이 조금 노골적으로 변한다. 마주한 시선이 탁하다. 츄야는 침을 꿀꺽 삼켰다.

 

오늘 우리,”

으아아아앙!”

!”

 

그 순간 들려온 아이의 울음소리에 츄야는 저도 모르게 다자이의 얼굴을 팔꿈치로 후려쳤고 다자이는 뒤로 넘어갔다. 옷을 쭉 내리고 츄야는 모르는 척 후다닥 방을 벗어났다. 엄마 가요! 신이 난 목소리에 다자이는 얼이 빠지는 듯 했다. 부끄러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은 백 번 이해하지만, 이건 너무한 거 아니야? 억울한 눈으로 다자이는 츄야가 나가버린 방문을 쳐다보다 침대에 푹 쓰러졌다. 초보 아빠의 길은 역시나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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