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스타 전력 <우산>
* 사망 소재
1.
모리사와 선배는 무지개 우산을 썼다. 무지개 우산만 썼다. 비가 오는 날이면 찰박찰박 요란하게, 우산을 쓰는 의미도 없이 온 몸에 물을 묻혀 가며 달려오던 무지개 우산. 무지갯빛 선배. 그래서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했다. 비 오는 날만 좋아했다. 일부러 비를 맞으며 선배를 기다리기도 했다. 그러면 선배는 안절부절 못해 하며 소매로 뺨을 닦아줬다. 그 모습을 사랑했다. 예뻤다. 그래서 나는 비 내리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미도리 군."
"......."
"너무 실망하지 마요, 상처 받는답니다."
"......."
"가요, 어서. 감기 걸려요."
이제 나는 비가 싫다.
2.
선배는 아팠다. 아주 많이 아팠다. 나는 그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선배에게 아프지 말아 달라고 부탁할 기회도 나에겐 주어지지 않았다. 나는 변함 없이 웃고 있는 선배의 얼굴을 보면서 울었다. 왜 우느냐 물어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정말로 울고 있을 때는 정작 물어봐주지 않는 건가요, 괜한 원망.
사진 속 선배는 웃고 있었으나 내게는 웃음이 보이지 않았다. 그 동안 내가 몰랐던 아픔이 슬픔이 전부 다가와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나는 어째서 아무것도 전하지 않은 것인가. 한참이나 늦어 버린 후회가 그 위를 제멋대로 짓눌렀다.
사실은, 선배. 나는요.
얼굴을 타고 흐르는 빗물에 혹시 우냐고 장난스레 묻던 선배가, 선배가,
선배가,
나는.
'일어나 주시오, 미도리 군. 그대가 이러고 있으면 대장 공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다가오려던 시노부 군은 누군가에 의해 저지되었다. 다행이었다. 내 무력감은 분명 시노부 군에게 못할 말을 했을 거야. 그리고 그에게 쏟을 정신이 있을 리 없었다. 오롯이 집중하고 싶었다. 이 절망에, 이 상실에. 이제 비가 와도 손을 뻗을 무지개는 없다.
내가 바닥에 처박았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릴 때까지, 나를 일으키려는 손길은 없었다.
3.
선배는 나 몰래 얼마나 아파했냐고, 내가 없는 곳에서 얼마나 울었냐고 나는 물어볼 자신이 없었다. 우산을 들고 환히 웃던 선배를 떠올리지 못하게 될 것 같았다. 잃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그것은.
4.
아.
생각해보니 그런 적이 있었다.
혹여 자신이 없어져도 울지 말아 달라고 선배가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고 선배는 멋쩍은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냥 해본 말이었어. 선배는 그리고 한 동안 말이 없었다. 걸음이 조금 느려진 듯도 하였다. 지금 할 수 있다면 묻고 싶다.
선배.
그 순간마저도 아팠나요.
참느라 힘들었나요.
그러나 나는 허공만 움킬 뿐이다.
5.
나는 빗속에 서 있다. 비가 두드리는 곳마다 따끔따끔. 당신이 아파했던 것을 눈치 채지 못했던 것에 대한 속죄일까, 목숨을 내버리고서야 마음 편히 울 수 있는 당신의 눈물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자 함일까. 나조차도 그것을 알 수 없다만 오늘도 빗속에 서 있다. 그리고 오늘도 시야에 들어오는 무지개 우산.
"또 비 맞고 있나요."
"......."
"우산, 씌워 줄게요."
나는 말 없이 바라 보았고, 그는 어깨를 으쓱. 곧 우산은 바닥을 나뒹군다. 옆에 와 선 그는 하늘을 향해 얼굴을 치켜든다.
"가끔은 이런 푸카푸카도 좋네요."
"...네."
"종종 어울려 줘요."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눈앞에서 우산은 자꾸만 빙글빙글 수 겹의 무지개를 만든다. 목이 조이는 기분. 숨이 턱턱 막힌다. 그래서 나는 비를 더 갈구한다. 빗물에 온 몸이 잠식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빌어먹게도 나는 정말, 비가 싫다.
설명 : 카나타는 모랄가 치아키가 죽ㄱ기 전에 미도리를 부탇한다는 말을 해서 비 맞고 잇으면 데리러 오는데 미도리 시간을 방해할 수도 치아키 부탁을 ㅂ무시할 수도 업어서 같이 푸카푸카 하는 것인....
* 사망 소재
1.
모리사와 선배는 무지개 우산을 썼다. 무지개 우산만 썼다. 비가 오는 날이면 찰박찰박 요란하게, 우산을 쓰는 의미도 없이 온 몸에 물을 묻혀 가며 달려오던 무지개 우산. 무지갯빛 선배. 그래서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했다. 비 오는 날만 좋아했다. 일부러 비를 맞으며 선배를 기다리기도 했다. 그러면 선배는 안절부절 못해 하며 소매로 뺨을 닦아줬다. 그 모습을 사랑했다. 예뻤다. 그래서 나는 비 내리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미도리 군."
"......."
"너무 실망하지 마요, 상처 받는답니다."
"......."
"가요, 어서. 감기 걸려요."
이제 나는 비가 싫다.
2.
선배는 아팠다. 아주 많이 아팠다. 나는 그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선배에게 아프지 말아 달라고 부탁할 기회도 나에겐 주어지지 않았다. 나는 변함 없이 웃고 있는 선배의 얼굴을 보면서 울었다. 왜 우느냐 물어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정말로 울고 있을 때는 정작 물어봐주지 않는 건가요, 괜한 원망.
사진 속 선배는 웃고 있었으나 내게는 웃음이 보이지 않았다. 그 동안 내가 몰랐던 아픔이 슬픔이 전부 다가와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나는 어째서 아무것도 전하지 않은 것인가. 한참이나 늦어 버린 후회가 그 위를 제멋대로 짓눌렀다.
사실은, 선배. 나는요.
얼굴을 타고 흐르는 빗물에 혹시 우냐고 장난스레 묻던 선배가, 선배가,
선배가,
나는.
'일어나 주시오, 미도리 군. 그대가 이러고 있으면 대장 공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다가오려던 시노부 군은 누군가에 의해 저지되었다. 다행이었다. 내 무력감은 분명 시노부 군에게 못할 말을 했을 거야. 그리고 그에게 쏟을 정신이 있을 리 없었다. 오롯이 집중하고 싶었다. 이 절망에, 이 상실에. 이제 비가 와도 손을 뻗을 무지개는 없다.
내가 바닥에 처박았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릴 때까지, 나를 일으키려는 손길은 없었다.
3.
선배는 나 몰래 얼마나 아파했냐고, 내가 없는 곳에서 얼마나 울었냐고 나는 물어볼 자신이 없었다. 우산을 들고 환히 웃던 선배를 떠올리지 못하게 될 것 같았다. 잃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그것은.
4.
아.
생각해보니 그런 적이 있었다.
혹여 자신이 없어져도 울지 말아 달라고 선배가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고 선배는 멋쩍은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냥 해본 말이었어. 선배는 그리고 한 동안 말이 없었다. 걸음이 조금 느려진 듯도 하였다. 지금 할 수 있다면 묻고 싶다.
선배.
그 순간마저도 아팠나요.
참느라 힘들었나요.
그러나 나는 허공만 움킬 뿐이다.
5.
나는 빗속에 서 있다. 비가 두드리는 곳마다 따끔따끔. 당신이 아파했던 것을 눈치 채지 못했던 것에 대한 속죄일까, 목숨을 내버리고서야 마음 편히 울 수 있는 당신의 눈물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자 함일까. 나조차도 그것을 알 수 없다만 오늘도 빗속에 서 있다. 그리고 오늘도 시야에 들어오는 무지개 우산.
"또 비 맞고 있나요."
"......."
"우산, 씌워 줄게요."
나는 말 없이 바라 보았고, 그는 어깨를 으쓱. 곧 우산은 바닥을 나뒹군다. 옆에 와 선 그는 하늘을 향해 얼굴을 치켜든다.
"가끔은 이런 푸카푸카도 좋네요."
"...네."
"종종 어울려 줘요."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눈앞에서 우산은 자꾸만 빙글빙글 수 겹의 무지개를 만든다. 목이 조이는 기분. 숨이 턱턱 막힌다. 그래서 나는 비를 더 갈구한다. 빗물에 온 몸이 잠식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빌어먹게도 나는 정말, 비가 싫다.
설명 : 카나타는 모랄가 치아키가 죽ㄱ기 전에 미도리를 부탇한다는 말을 해서 비 맞고 잇으면 데리러 오는데 미도리 시간을 방해할 수도 치아키 부탁을 ㅂ무시할 수도 업어서 같이 푸카푸카 하는 것인....
'2D > 앙스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도치아] 어서 오세요, 마법의 세계 1~3 (0) | 2016.11.27 |
---|---|
[스바호쿠] 처음 뵙겠습니다! (0) | 2016.11.25 |
[미도치아] 운명을 믿으십니까? (0) | 2016.11.24 |
[미도치아] 연모와 연민 (0) | 2016.11.23 |
[미도치아] 시간이 멈춘 세상 (0) | 2016.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