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간
나무 바닥이 딱딱하게 배기는 그 교실의 뒤편에서 타카미네 미도리는 모리사와 치아키를 강간했다.
타카미네는 모리사와를 사랑했다. 실수로 아이돌과에 들어와? 웃기지도 않는 소리. 타카미네는 바보가 아니다. 타카미네는 아주 오래 전부터 모리사와를 지켜봤고 연모했고 그가 손끝에 닿길 바랐다. 그러니 아이돌과는 그 무엇보다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모리사와가 아는 타카미네 미도리는 처음부터 전부 연기의 일환이었다.
원치 않는 아이돌을 직업으로 가질 위기에 처해 버린 설정으로 시작하여 타카미네는 훌륭한 가면을 만들었다. 힘도 의욕도 할 줄 아는 것도 없어, 도움을 받아야 하고 누군가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아주 한심하고도 훌륭한 가면. 타카미네는 그것을 뒤집어 쓰고 모리사와의 주변을 맴돌았다. 그것이 가면임을 눈치 챈 것은 신카이 카나타 뿐이었다. 굉장하네요. 신카이는 그렇게 말했고 타카미네는 빙그레 웃었다. 다행히도 신카이는 그를 방해하지 않았다. 신카이 역시 두꺼운 장벽 뒤에 본질을 숨겨 놓은 상태이니.
그렇게 모든 일은 순조로웠다. 타카미네는 자신의 손아귀에 모리사와가 있다고 생각했다. 모리사와가, 자신의 옆에 있지 못해 안달인 그가, 당연히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타카미네는 확신했었다.
'여자 친구가 생겼다.'
'...와아, 대단한 사람이네여. 선배를 다 감당하고.'
그 날 타카미네는 날이 새도록 울었다. 이후 찾아온 아침 모리사와가 더 이상 너와 등하교를 할 수 없다 선언했을 때, 나올 눈물이 없어 울지 못했을 정도로 울었다. 자신이 만든 틀 안에서의 모리사와, 그와 현실이 다르다는 사실에 타카미네는 배신감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들의 상황에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그래서 그랬다. 타카미네는 그래서 모리사와를 안았다.
한참이나 홀로 학교에 가고 홀로 집에 돌아오고, 그 길고 긴 공백의 시간 동안 타카미네는 모리사와가 다신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결국 타카미네는 모리사와를 불렀고 여자 친구가 기다린다는 말에 모리사와를 밀었다. 모리사와는 넘어졌고 타카미네는 올라탔다. 모리사와는 저항했고 타카미네는 끌어안았다. 일이 잘못되고 있었다.
"아, 으, 악...!"
"선배, 선배. 치아, 키."
타카미네는 울음을 터뜨렸다. 모리사와 본인이 듣는 앞에서 이름을 불렀다는 그 사실이 벅차 울었다. 한 때 모리사와의 마음을 가졌다 생각했을 때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자꾸만 가슴을 두드렸다.
꾹 감은 눈, 그 틈으로 눈물이 쏟아져 내린다. 턱을 적시고 모리사와의 뺨을 적시고. 어쩌면 동의 없는 섹스를 자행하는 것보다 이름을 부르는 게 타카미네에게는 더 버거웠을지도.
"타, 카, 큼. 타카미네."
언제나 사랑했던 그의 목소리로 불리는 이름. 타카미네가 눈을 억지로 떴을 때 모리사와는 그에게 잡혀 있던 손목을 빼낸 채였다. 갑작스레 쏟아진 울음에 타카미네 저 스스로도 놀라 손에 힘이 풀린 모양이었다.
제 머리에 손이 와 닿는 감각에 화들짝 놀라, 타카미네는 도로 그것을 잡으려 허우적댔다. 그러나 모리사와는 그를 밀어낼 심산이 아니었다. 옳지, 옳지. 잔뜩 쉰 목소리가 다정한 음색을 낸다. 가늘고 고운 손이 그를 달래기라도 하는 양 머리를 흩뜨린다.
"괜찮으니까..., 천천히."
"......."
"그만 울고. 미워하지 않으니까."
달달 떨리는 입술을 타카미네는 아프게 짓씹었다. 모리사와는 조금 더 팔을 뻗어 그 가엾게도 떨리고 있는 어깨를 안았다. 모리사와의 목덜미로 고개가 떨구어진다. 모리사와는 그 벌건 귓가에 입을 맞추었다. 이 모든 것은 자신의 죗값이노라, 모리사와는 우습게도 그리 생각했다.
모리사와는 타카미네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 관심과 그 애정이, 타인과의 접촉에 심지를 태우는 그 질투심이 좋았다. 사랑스러웠다. 딱 그 뿐이었다. 모리사와는 여자가 좋았다. 그럼에도 타카미네에게 딱 잘라 말하지 않았다. 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놀면 못 써요, 조곤조곤 충고를 했던 신카이를 모리사와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신카이는 모리사와에게 큰 일을 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모리사와는 자신이 다 감당하겠다고 대꾸했다. 이것이 그 대가였다.
"치아키, 선배. 치아키."
"응, 타카미네. 흐읏, 아! 타, 카... 읏."
사실은 몇 번, 그 장난을 끝내려고 결심했던 적 있었다. 타카미네, 나는 여자 아이가 좋다. 그 말을 전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순식간에 울음을 가득 머금고 대답도 못하고서 저를 바라보는 후배가 모리사와는, 불쌍해서. 가여워서. 그래서 '타카미네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괜한 희망 고문 따위를 해 버리고. 결국엔 변질된 것이었다. 이제 모리사와의 마음 속에는 연민밖에 남아 있지 않아.
"선배, 흐윽, 좋, 아해요. 사랑해. 치아키, 사랑해..."
"그래."
모리사와는 바스라지게 껴안아 오는 이의 머리에 연신 입맞춤을 전했다. 나의 사랑하는 후배여, 이걸로 네 마음이 달래어 진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섹스 아닌 섹스를 끝내고서 교실 바닥에 나란히 앉은 채로 타카미네는 물었다. 모리사와는 대꾸하지 않았다. 못했다. 그 역시 몰랐기 때문이다.
모리사와는 해가 막 넘어가고 있는 창 밖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하나 묻고 싶었다. 어찌하여 연모와 연민이 얽힌 결과는 이토록 아름답지 못한가. 누구에게도 대답은 없었다.
나무 바닥이 딱딱하게 배기는 그 교실의 뒤편에서 타카미네 미도리는 모리사와 치아키를 강간했다.
타카미네는 모리사와를 사랑했다. 실수로 아이돌과에 들어와? 웃기지도 않는 소리. 타카미네는 바보가 아니다. 타카미네는 아주 오래 전부터 모리사와를 지켜봤고 연모했고 그가 손끝에 닿길 바랐다. 그러니 아이돌과는 그 무엇보다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모리사와가 아는 타카미네 미도리는 처음부터 전부 연기의 일환이었다.
원치 않는 아이돌을 직업으로 가질 위기에 처해 버린 설정으로 시작하여 타카미네는 훌륭한 가면을 만들었다. 힘도 의욕도 할 줄 아는 것도 없어, 도움을 받아야 하고 누군가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아주 한심하고도 훌륭한 가면. 타카미네는 그것을 뒤집어 쓰고 모리사와의 주변을 맴돌았다. 그것이 가면임을 눈치 챈 것은 신카이 카나타 뿐이었다. 굉장하네요. 신카이는 그렇게 말했고 타카미네는 빙그레 웃었다. 다행히도 신카이는 그를 방해하지 않았다. 신카이 역시 두꺼운 장벽 뒤에 본질을 숨겨 놓은 상태이니.
그렇게 모든 일은 순조로웠다. 타카미네는 자신의 손아귀에 모리사와가 있다고 생각했다. 모리사와가, 자신의 옆에 있지 못해 안달인 그가, 당연히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타카미네는 확신했었다.
'여자 친구가 생겼다.'
'...와아, 대단한 사람이네여. 선배를 다 감당하고.'
그 날 타카미네는 날이 새도록 울었다. 이후 찾아온 아침 모리사와가 더 이상 너와 등하교를 할 수 없다 선언했을 때, 나올 눈물이 없어 울지 못했을 정도로 울었다. 자신이 만든 틀 안에서의 모리사와, 그와 현실이 다르다는 사실에 타카미네는 배신감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들의 상황에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그래서 그랬다. 타카미네는 그래서 모리사와를 안았다.
한참이나 홀로 학교에 가고 홀로 집에 돌아오고, 그 길고 긴 공백의 시간 동안 타카미네는 모리사와가 다신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결국 타카미네는 모리사와를 불렀고 여자 친구가 기다린다는 말에 모리사와를 밀었다. 모리사와는 넘어졌고 타카미네는 올라탔다. 모리사와는 저항했고 타카미네는 끌어안았다. 일이 잘못되고 있었다.
"아, 으, 악...!"
"선배, 선배. 치아, 키."
타카미네는 울음을 터뜨렸다. 모리사와 본인이 듣는 앞에서 이름을 불렀다는 그 사실이 벅차 울었다. 한 때 모리사와의 마음을 가졌다 생각했을 때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자꾸만 가슴을 두드렸다.
꾹 감은 눈, 그 틈으로 눈물이 쏟아져 내린다. 턱을 적시고 모리사와의 뺨을 적시고. 어쩌면 동의 없는 섹스를 자행하는 것보다 이름을 부르는 게 타카미네에게는 더 버거웠을지도.
"타, 카, 큼. 타카미네."
언제나 사랑했던 그의 목소리로 불리는 이름. 타카미네가 눈을 억지로 떴을 때 모리사와는 그에게 잡혀 있던 손목을 빼낸 채였다. 갑작스레 쏟아진 울음에 타카미네 저 스스로도 놀라 손에 힘이 풀린 모양이었다.
제 머리에 손이 와 닿는 감각에 화들짝 놀라, 타카미네는 도로 그것을 잡으려 허우적댔다. 그러나 모리사와는 그를 밀어낼 심산이 아니었다. 옳지, 옳지. 잔뜩 쉰 목소리가 다정한 음색을 낸다. 가늘고 고운 손이 그를 달래기라도 하는 양 머리를 흩뜨린다.
"괜찮으니까..., 천천히."
"......."
"그만 울고. 미워하지 않으니까."
달달 떨리는 입술을 타카미네는 아프게 짓씹었다. 모리사와는 조금 더 팔을 뻗어 그 가엾게도 떨리고 있는 어깨를 안았다. 모리사와의 목덜미로 고개가 떨구어진다. 모리사와는 그 벌건 귓가에 입을 맞추었다. 이 모든 것은 자신의 죗값이노라, 모리사와는 우습게도 그리 생각했다.
모리사와는 타카미네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 관심과 그 애정이, 타인과의 접촉에 심지를 태우는 그 질투심이 좋았다. 사랑스러웠다. 딱 그 뿐이었다. 모리사와는 여자가 좋았다. 그럼에도 타카미네에게 딱 잘라 말하지 않았다. 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놀면 못 써요, 조곤조곤 충고를 했던 신카이를 모리사와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신카이는 모리사와에게 큰 일을 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모리사와는 자신이 다 감당하겠다고 대꾸했다. 이것이 그 대가였다.
"치아키, 선배. 치아키."
"응, 타카미네. 흐읏, 아! 타, 카... 읏."
사실은 몇 번, 그 장난을 끝내려고 결심했던 적 있었다. 타카미네, 나는 여자 아이가 좋다. 그 말을 전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순식간에 울음을 가득 머금고 대답도 못하고서 저를 바라보는 후배가 모리사와는, 불쌍해서. 가여워서. 그래서 '타카미네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괜한 희망 고문 따위를 해 버리고. 결국엔 변질된 것이었다. 이제 모리사와의 마음 속에는 연민밖에 남아 있지 않아.
"선배, 흐윽, 좋, 아해요. 사랑해. 치아키, 사랑해..."
"그래."
모리사와는 바스라지게 껴안아 오는 이의 머리에 연신 입맞춤을 전했다. 나의 사랑하는 후배여, 이걸로 네 마음이 달래어 진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섹스 아닌 섹스를 끝내고서 교실 바닥에 나란히 앉은 채로 타카미네는 물었다. 모리사와는 대꾸하지 않았다. 못했다. 그 역시 몰랐기 때문이다.
모리사와는 해가 막 넘어가고 있는 창 밖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하나 묻고 싶었다. 어찌하여 연모와 연민이 얽힌 결과는 이토록 아름답지 못한가. 누구에게도 대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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