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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문스독

[다자츄]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 모티브 10cm,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1. 작가 X 회사원

 

     나 가 봐야 해.”

     진짜 가?”

     . 내일 미팅이 있어서.”

 

     아쉬움이 잔뜩 배인 얼굴로 다자이는 츄야의 뺨을 문질렀다. 찬 손가락이 닿자 어깨를 움츠렸다가도, 익숙한 손길에 표정을 풀고 다자이를 가만 올려다본다. 정말 가야 하느냐 재차 하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금세 뾰로통해지는 얼굴. 못마땅한 기색을 담고 톡 튀어나온 입술에 다자이는 입을 맞추었다. 한 회사, 한 부서의 팀장으로서 프로젝트 하나를 이끌어 가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츄야 덕에 한참 만에 만나는 것이지만, 이번에도 둘의 밤샘 홈 데이트는 미뤄진다. 신작을 위한 첫 미팅이 벌써 내일이라, 다자이는 츄야와 밤을 지새울 수가 없다.

     물론 섭섭한 건 다자이도 마찬가지다. 밤새 섹스를 하고 해가 뜰 무렵 입술을 맞댄 채로 잠에 들고 싶었는데. 그래서 다자이는, 자신의 스케줄을 속으로 잔뜩 원망하는 중. 침대에 나란히 누워 츄야를 한가득 끌어안고, 수고했다 도닥여주며 연신 입맞춤을 건네고 싶었는데. 츄야가 퇴근한 뒤 몇 시간도 얼굴을 보지 못하고 집에 돌아가야 한다니 여간 속이 쓰린 게 아니다. 그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츄야는 여전히 울상이다.

 

     다자이.”

     , 츄야.”

     안 가면 안 돼?”

 

     다자이는 말없이 팔을 벌렸다. 그 품에 곧바로 파고들면서 츄야는 우는 소리를 냈다. 오늘은 밤 무섭단 말야. 어두워서 너랑 같이 있고 싶어. 다자이는 츄야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한숨을 얕게 내쉬었다. 나도 같이 있고 싶은데, 하며 어물거리는 다자이에 츄야는 조금 더 깊이 안긴다. 다자이가 츄야의 뒤통수를 꾸욱 눌러 제 가슴팍에 묻는다. 츄야가 웅얼거리는 소리가 더 생경하게 들려온다. 가지 마, 가지 마. 노래라도 만들어 부를 기세다. 대답하려던 찰나 츄야가 꾸물거리다 고개를 들어, 다자이를 빠끔히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섹스 안 해도 되니까.”

     …….”

     키스까지만 하자.”

 

     , 되나? 다 말해 놓고는 눈치를 보다 결국 다시 얼굴을 숨기는 츄야에 다자이는 생각했다. 내가 이 사랑스러운 사람한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지. 아무 말이 없자 슬쩍 고개를 드는 츄야의 뺨을 감싸 쥐고 다자이는, 그의 입술을 찾았다. 미팅에 필요한 자료는 전부 집에 있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집에 가면 되지.

 

 

 

     2. 학생 X 교사

 

     가라.”

     안 가.”

     !”

     안 갈 거라고!”

 

     졸지에는 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워 버린다. 나카하라는 씩씩거리며 얄미운 애인을 노려보다 다가가 허리께를 발로 퍽 찼다. ! 비명을 지르며 데구르르, 저 쪽으로 굴러가 버리는 다자이에 나카하라는 어이없음이 있는 대로 묻어나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다자이는 입술을 불퉁하게 내밀고 나카하라를 빤히 바라보았다. 왜 나를 보내려고 하는 거야?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에 나카하라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대답했다.

 

     넌 애니까.”

     하아? 나도 이제 곧 성인이거든.”

     그래도 외박하면 안 되지, 미성년자는.”

     그런 게 어딨어! 우리 엄마는 괜찮다고 했단 말야.”

 

     칭얼거리는, 아이 같은 말투에 나카하라는 결국 포기 선언을 했다. 저런 어조로 대드는 다자이는 이기려도 아무리 용을 써도 이길 수가 없다. 어린 게, 가진 거라고는 고집뿐인 녀석. 혀를 츳 차고 나카하라는 소파에 가 앉는다. 굳이 힘을 빼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제가 누워 있는 자리에서는 뒷모습만 보이는 소파, 나카하라의 요란한 머리색을 가만 쳐다보다 다자이는 조용히 일어났다. 소리가 최대한 나지 않게, 그렇지만 빠르게. 다자이는 나카하라의 뒤에 서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내쉬며 나카하라의 어깨를 와락 끌어안았다.

 

     !”

     선생, 삐지지 마.”

     놀랐다, 멍청아!”

     내가 오늘은 밤이 무서워서 그래.”

 

     어두운 거 싫어서, 선생이랑 있으면 괜찮을 거 같아서. 그러니까 한 번만 봐줘. 나카하라는 놀라 그를 향해 틀었던 몸을 바로 하고 고개를 숙였다. 다자이의 팔에 나카하라의 입술이 닿는다. 알아서 해, 머저리. 그게 학생한테 할 말이야? 짐짓 상처받은 척 말하면서도 간질간질하게 번지는 미소는 어찌할 수 없어 다자이는 나카하라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3. 뱀파이어 X 인간

 

     같이 있어도 돼?”

     네 친구들한테나 가보시지.”

     왜 또 삐졌어.”

 

     못마땅한 표정을 내비쳤던 얼굴이 조금 일그러지는 것도 같다. 다자이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우물거리다 나카하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내쳐졌다. 나카하라는 저를 빤히 바라보는 시선을 모르는 척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쓴다. 자리를 벗어나는 기척은 없다. 멈추어 저를 바라보기만 하고 있음을 나카하라는 안다. 그럼에도 고집스레 누워만 있는 것이다.

     잠시 그렇게, 둘 다 어떤 말도 행동도 없이 멈추어 있다. 그 정적을 깨는 것은 역시나 다자이. 손을 뻗어 이불 위로 나카하라의 머리를 어루만진다. 츄야. 상냥한 음색이 나카하라의 귀에 틀어박힌다.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

 

     그 말에 설움이 북받치는지 입술을 꽉 깨문다. 그럼에도 흐느끼는 소리를 숨길 수는 없어 결국은 이불을 빼앗긴다. 놀란 눈을 한 다자이가, 침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나카하라와 눈을 맞춘다. 눈물이 툭툭 떨어져 베개를 적시는 꼴을 어쩔 줄 몰라 하며 쳐다보다 다자이는 그 눈꺼풀에 입술을 댄다. 눈물을 사이에 두고 입술을 문지르다 다자이는 사근사근한 목소리를 낸다.

 

     미안해. 뭘 잘못했는지, 나는 멍청해서 몰라. 그래서 미안해.”

     너한테피가 필요한 건, 알겠, 는데.”

     .”

     그럴 바엔 그냥, 내 걸, 마시라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다자이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러나 곧 알아낸다. 며칠 전 여자 하나를 꼬셔 모텔에 들어갔던 일을, 에도가와가 장난친답시고 나카하라에게 이른 게 분명하다. 아마 다자이 있잖아, 여자랑 모텔 갔다? 피 때문에 데리고 간 거겠지만 섹스를 안 했을까?’ 이런 식으로 말했겠지.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연인은 그 물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이리 울음을 터뜨린 것이고.

     모르는 여자랑 섹스 같은 거 했을 리 없잖아, 네가 있는데. 순진하다 못해 바보 같은 나카하라에 다자이는 그만 웃음을 흘린다. 달달 떨리는 나카하라의 입술에 다자이는 짧게 키스했다. 나카하라가 울먹이며 팔을 뻗어, 언제 밀어냈냐는 듯 그의 목을 꼭 감싸 안는다. 어깨에 눈을 부비며 울먹임을 숨기지 않고서 말한다. 같이 있어줘.

 

     오늘, 밤에 같이, 나랑 같이 있어.”

     네가 싫다 해도 그럴 생각이었어."

     "어두워서 무서워. 혼자 있기 싫어."

 

     붕대 아래에 감추어진 팔이 마른 허리를 감는다. 나카하라가 팔에 힘을 주고 뒤로 풀썩 눕자 다자이도 순순히 그에 이끌린다. 나카하라의 위에 누워 다자이는, 그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가만히 심장 소리를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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