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 브레인(...?) 미도리야 X 부엉이 수인 캇쨩
근데 조직 얘기나 ㅅ수인 관련 얘기는 별ㄹ로업습니다 조직 얘기 아예 업음
그니가 내용이 업다구요 .. ㅋㅌ ㅌㅋㅌㅋ ㅋㅌ ㅋㅋㅌㅋㅋㅋㅋ
1.
"캇쨩."
"……."
바쿠고는 대답은 커녕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 하얗게 질린 얼굴로 굳어 있었다. 미도리야는 바쿠고의 팔을 양손으로 꼭 붙들고 있는 채였다. 떨림이 손을 타고 미도리야에게까지 전해졌다. 제 손가락이 떨리는 건지 바쿠고가 지나치게 떨고 있는 건지 이제는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도리야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하지만 곧 놓았다. 물론 당황하기는 미도리야도 매한가지, 하지만 바쿠고만큼은 아닐 터. 내가 불안해 하면 안 돼. 티를 내면 안 돼. 미도리야는 그래서 억지로라도 미소를 보였다. 입꼬리가 달달 떨렸지만 최대한 평소처럼, 캇쨩이 좋아하는 얼굴로. 바쿠고를, 할 수 있을 리 없었지만, 안심시키고 싶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나도 모르지만, 별 일 아냐."
목소리가 잠겨 있는 게 스스로도 느껴져 미도리야는 큼큼, 헛기침을 하고 다시 웃었다. 이번에는 입술 끝에도 무리가 없는 게 조금은 자연스러운 얼굴일 거라고, 보지는 못했지만 미도리야는 그렇게 생각했다. 혀를 내어 입술을 축였다. 마른 혀끝이 마른 입술에 닿았다. 일단 말을 꺼냈으니 마무리를 지어야겠지만, 마무리고 뭐고 바쿠고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뭐라도 말해야 했지만 미도리야는 목소리가 아까처럼 잠겨 있을지 혹시나 떨리지는 않을지 걱정됐다. 그래도 평소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 제 모습을 생각하니 자신감을 조금 얻어 미도리야는 입술 밖으로 말을 끄집어냈다.
"봐, 캇쨩."
"……."
"나 웃고 있잖아."
예상 외로, 그리고 기대했던 만큼 차분한 목소리에 미도리야는 되려 제가 안심했다. 겁을 먹었다는 티를 냈다면 지금 캇쨩한테 별로 좋지 못하니까. 제가 바쿠고의 두려움을 가중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도리야의 얼굴은 누군가 봤으면,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하다 확신할 수 있을 법한. 웃기를 노력하지만 차마 그럴 수 없어 얼굴이 전부 일그러져 버린 얼굴.
바쿠고는 그를 따라 웃지 못했다. 미도리야가 웃는 얼굴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지금 그마저 신경 쓸 정신이 바쿠고에게는 없었다. 지금 앞에 미도리야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을지. 바쿠고는 몸을 수그렸다. 등이 둥글게 솟았다. 마른 등, 툭 튀어나온 날개뼈 위로 하이얀 날개가 비어져 나오고 있었다.
2.
"안녕, 데쿠."
"안녕, 캇쨩."
멋쩍게 웃으며 하얀 날개를 팔락이는 바쿠고에게 미도리야는 눈물을 글썽이며 손을 뻗었다. 바쿠고도 손을 뻗었다. 손끝이 맞닿았다. 놓지 못하게 될까봐 차마 손가락을 얽지는 못하고 그렇게 손끝을 꾸욱 누르며 마지막 인사를 서로에게 전했다.
미도리야는 코를 훌쩍이다, 결국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팔로 눈가를 슥슥 부볐다. 벌개진 눈으로 고개를 든 미도리야는 눈이 잔뜩 부어서는 저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바쿠고와 다시 시선을 맞추었다. 그리고 웃었다. 나는 괜찮아, 다녀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웃음이 제 마음을 전해줄 거라고 미도리야는 믿었다. 그리고 바쿠고는 그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갈게."
"으응, 나중에 봐."
왜 계속 울고 있어, 멍청아.
3.
"캇쨩!!"
"데쿠우, 데쿠!"
미도리야는 저를 꽉 끌어안은 군인들을 뿌리치려 몸부림쳤다. 그들을 마구 걷어차고 몸을 비틀며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제 몸을 옥죈 팔의 힘만 강해질 뿐이었다. 미도리야는 제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투둑 떨어져 땅에 진한 얼룩을 만드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하고 소리내어 울었다. 눈앞이 흐릿해서 바쿠고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딱 하나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것은,
"살려, 살려줘!!"
네가 울고 있어.
처음으로 듣는, 자존심 강한 애인의 애원.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 미도리야는 주먹을 꽈악 틀어쥐었다. 낯선 이들에게 붙잡혀 가슴을 틀어쥘 수도 없었다.
이유 모르게 등에서 하얀 날개가 돋아난 바쿠고는, 그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다수의 사람들과 치료를 목적으로 어딘가로 떠났다. 미도리야는 바쿠고 없는 2년을 버텼다. 그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언제 돌아올지 알지도 못하면서 계속 바쿠고만을 기다렸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헤어지는 그 날까지의 기억을 더듬으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그리고 바쿠고가 돌아왔다. 여전히 하얀 날개를 달고. 부끄러워 감추고 싶은지 어찌할 바 모르고 팔을 휘적이는 바쿠고를 미도리야는 품 안 가득 끌어안고 울었다. 잘 왔어, 잘 왔어 캇쨩. 보고 싶었어. 허공에 길을 잃고 떠 있던 팔은 엉거주춤 미도리야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바쿠고는, 처음으로 미도리야의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두번째였다, 바쿠고가 우는 얼굴은.
바쿠고가 돌아온지 꼭 이틀 째였다. 내내 불안한 기색을 보이던 바쿠고를, 이유도 모르고 달래기 바빴던 미도리야는 둘이 꼭 끌어안고 잠들었던 그 날 새벽 정체 모를 손길에 눈을 번쩍 떴다. 그게, 오늘. 바쿠고는 커다란 우리에 갇혀 쇠창살을 흔들며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풀어줘, 꺼내줘! 씨발새끼들아아아! 바쿠고는 그리고 울고 있었다. 바쿠고의 젖은 뺨을 본 미도리야는 상황파악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저도 모르게 눈물을 떨구었다. 제 몸을 포박한 손길이 아파서가 아니었다. 우는 얼굴이, 사랑하는 너의 우는 얼굴이 너무 아팠다.
"캇쨩, 놔, 줘어!!"
"빨리 집을 나가."
"데쿠!!!"
바쿠고는 숨도 못 쉬고 울면서 천장을, 바닥을, 창살을 마구 쳤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길이었다, 하지만 억지로 힘을 밀어넣은. 미도리야는 흐느끼면서 그 와중에도 고운 손이 아프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조금 아파도 저걸 부수고 나올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 생각이 들자마자 미도리야는 크게 울음을 토해냈다. 그럴 리 없다는 걸 너무 잘 알아서. 저 사람들이 별 것도 아닌 감옥을 만들어 사람을 납치할 리가 없잖아.
바쿠고를 가둔 간이 감옥을 하얀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끌고 밀며 집 밖으로 가지고 가려 했다. 미도리야는 마지막으로 몸을 튕기고 스르륵 무너졌다. 미도리야를 붙들고 있던 손이 떨어졌다. 그렇지만 달릴 수 없었다. 바쿠고를 향해 미도리야는 다가갈 수 없었다. 온 몸에 힘이 빠졌고 미도리야의 목에 총구가 닿았다.
"반항할 수 없는 거 알아."
"흐, 욱, 으…."
"허튼 짓 하면 죽는다."
별로 좋지 못한 일을 직업으로 삼은 뒤 많이 들은 협박이었다. 하지만 그 협박이, 제가 아닌 바쿠고를 향한 것임을 알아 미도리야는 가만히 몸을 떨기만 했다. 알겠다. 알겠다고. 캇쨩이 간 곳은 캇쨩을 치료해주는 곳이 아니야. 캇쨩을 아프게 했어. 괴롭게 했어. 그래서 캇쨩은 도망쳤고, 저 사람들이 왔어. 나는, 나는 사랑하는 사람 하나 구하지 못했어… 미도리야는 숨을 헐떡이며 손톱으로 바닥을 긁었다. 총이 두려운 게 아니었다. 죽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었다ㅡ바쿠고를 볼 수 없는 건 싫지만. 혼자 모든 걸 견뎌냈을 바쿠고를 생각하는 게, 앞으로도 모든 걸 견뎌내야 할 바쿠고를 생각하는 게 두려웠다. 아니야, 아니야 이건 아냐. 나는, 나는 캇쨩을 바랐을 뿐이야.
"우리도 가자."
"예."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목에 닿았던 총구가 거둬졌다. 미도리야는 그럼에도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저벅저벅 방을 빠져나가는 군화 소리가 들렸다. 문이 다시 열리고 닫혔다. 집 안이 고요해졌다.
미도리야는 천천히, 아주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텅 빈 집 안을 멍하니 둘러보았다. 전부 흐트러지고 깨져버린 가구들이 바쿠고의 마지막 흔적을 보여주는 듯 했다. 미도리야는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바쿠고와 함께 있기 위해 무리해서 일을 처리한 탓인지 피곤함에 절어 찢어졌던 입술에 다시 피가 몽글몽글 맺혔다. 입술을 짓이기는 힘이 강해졌다. 미도리야의 얼굴은 엉망이었다. 눈물도 피도 자꾸만 솟아나와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캇, 쨩…."
쉰 목소리가 속삭이듯 이미 떠나가버린 이를 불렀다.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당연했지만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아서, 아니 차라리 무너지길 바라서 미도리야는 바닥을 괴롭히던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손이 파들파들 떨렸다.
캇쨩,
우리에게 닥쳐올 미래가 이런 것이었다면 나는 미래를 기다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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