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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토도] 사신 AU 눈을 떴을 땐 숨을 쉴 수 없었다. 숨을 쉴 수 없어서 깨어났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눈 앞이 온통 새까맣다. 어둠 속에 잠시 있다보면 사물의 형체가 어렴풋이 보여야 하는데, 어째선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공포가 들이닥쳤다. 죽음, 마치 죽음. 무의 상태에 놓여진 것 같다. 하지만 손가락에 걸리는 시트가 이곳은 너의 방이라 말하고 있었다. 아니 여기가 내 방이 맞는 건가. 내가 내 침대 위에 내 베개를 베고 내 이불을 덮고 내 방에 누워 있는 게 맞는가. 분명 마지막으로 본 것은 내 방의 풍경이 맞았지만 등에 닿는 이불의 재질까지 낯설었다. 하지만 차단된 시야보다는 멈춰버린 호흡이 먼저였다. ​ 본능적으로 폐에 공기를 밀어넣기 위해 입을 벌렸지만 단단히 틀어막힌 목구멍은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 더보기
[보쿠로] 아카아시 꽃은 자기도 모르게 피어난다 ​아카시아 꽃말 : 우정, 숨겨진 사랑, 희귀한 연애 ​보쿠토 코타로 X 쿠로오 테츠로 ts ​ 오늘 보쿠토 코타로는 조금 이상하다. 원래 이상한 놈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렇게 정평이 나 있기도 하니 말이다. 선생들도 1, 2학년 수업 들어가서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한다 : 3학년에 ​하얀 머리 미친 놈이 하나 있다고. 하지만 보쿠토와 약 십 년을 함께 보내, 다들 버거워하는 그의 정신 상태를 여유 있게 받아쳐 줄 수 있는 내공을 갖게 된 쿠로오 테츠로가 보기에 오늘은 특히 이상하다. 그러니까, 평소랑 좀 다르다고. 쿠로오는 보쿠토를 곁눈질로 슬쩍 보고는 콧등을 찌푸렸다. 저와 함께 집에 가고 있는 주제에 뻣뻣하게 앞만 보고 있다. 제 시선이 느껴지긴 하는지 경직된 얼굴에서 입꼬리가 어색하게 호선.. 더보기
[리에쿠로] 벚꽃, 봄. 벚꽃이 흩날리는 나무 아래서 하이바는 쿠로오에게 반했다. ) --> 누군가를 바라만 봐도 가슴이 뛰고 바라만 봐도 입이 헤 벌어지고 그 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것이 헤픈 웃음이라는 게 하이바는 다 처음이라서 다 너무 낯설어서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 --> 자꾸만 그 얼굴을 떠올리고 있음을 알아차린 하이바는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듯 펄쩍 뛰었다. 말도 안 돼!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전혀 티내지 않았다. 평소처럼 웃고, 평소처럼 장난치고, 평소처럼, 모든 걸 평소처럼. 쿠로오는 이상한 점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이바, 쿠로오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코즈메 역시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코즈메는 아주아주 오래 전부터 하이바가 쿠로오를 좋아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이바는 변하지 않았다... 더보기
[우시오이] 루이지아 꽃이 당신에게 해리포터 AU 저기 저 사람 봐, 이와쨩. 아무리 소리죽여 말해도 여기저기 튀는 목소리에 이와이즈미는 질색했다. 징그럽게도 제게 팔짱을 낀 채 제 어깨를 콩콩 때리며 주책맞게 어머어머 아줌마 같은 감탄사나 연발해대는 친구 녀석을, 좀 떨어지라는 의도로 열심히 밀어봤지만 힘만 무식하게 센ㅡ밥 먹고 빗자루 타고 쏘다니는 것밖에 안 해서 그런가 싶다ㅡ 쿠소카와 녀석은 도통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트리위저드. 대략 700년 전에 처음으로 시작된, 전 마법 세계의 주목을 받는 엄청난 규모의 친선경기. 곧 눈 앞에 유럽 최대의 세 마법학교ㅡ호그와트, 덤스트랭, 보바통ㅡ의 마녀와 마법사가 한 자리에 모여 한 사람도 빠짐없이, 각기 다른 선수를 응원하느라 목에 핏대를 세우는 흔치 않은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 더보기
160305 아라토도 썰 정리 1. 백합 아라토도 아라키타가 자기 좋아하는 거 안 토도가 주변 얼쩡거리면서 아라키타, 아라키타 나 남소 받을까? 응? 얘 막 엄청 잘생기구 키도 크구 매너도 좋대! 하면서 부들거리는 아라키타 구경했으면 좋겠다 그러다 아라키타 빡쳐서 니가 대체 나한테 뭐라고 생각하고 그러는 거냐. 하고 정색하고 물어보면 토도 쫄아서 에... 아니... 구냥 물어본 건데... (쭈그러듦 아라키타 그럼 한숨 푹 쉬고 머리 쓰담쓰담 해주면서 소개 받지마, 이상한 애면 어떡해. 토도 바로 회복해서 아냐! 완전 인기두 많은걸! 그런 애들 중에 정상인 놈 없다. 아냐! 아라키타 바보! 아라키타는 그런 토도 보면서 슬슬 마음을 접어야하나 싶을 것이다... 정리해 나갈 때 쯤 토도가 울면서 전화했으면.. 아라키타가 자기 정리하려고 쌀.. 더보기
[아카쿠로] 열꽃 감기에 걸렸다. ) --> 아픈 줄도 몰랐는데 집에 돌아와 까무룩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땐 문턱에 엎어져 있었다. 불은 전부 꺼져 있었고 아주 조용했다. 내 숨소리만 온 집 안을 채웠다. 이것을 설명하기엔 조용하다는 말은 뭔가 조금 부족했다. 적막. 적막했다.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엄마는 오늘 약속이 있어서 늦는다고 했다. 또 그 아저씨를 만나러 가는 모양이었다. 아침부터 곱게 분칠을 한 엄마가 입술을 빨갛게 칠하며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생각만 해도 좋은 것 같았다. 그렇게 좋아? 넥타이를 매며 툭 물어보니 얘는 뭘 그런 걸 물어보니, 하며 어깨를 팡팡 내리쳤다. 아팠지만 엄마는 꽤 좋아 보였다. 머지않아 아빠가 생기나 싶었다. ) --> 가만히 누워 쓸데없는 생각이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