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카와가 죽었다. 밤늦게 걸려온 전화가 말했다. 더 이상 너를 개처럼 쫓아다니던 마츠카와 잇세이는 없다고 말했다. 또 수화기 너머의 그녀는 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을 계속 더듬으며 내게 물었다. 얘야, 우리 아들이랑 같이 있니? 그렇지만 그는 그녀와 함께 있을 것이다. 그녀의 뒤에서 누군가가 아들의 시신을 병원으로 옮기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도 슬프지 않았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한 번만 데이트 해 주면 깔끔하게 포기하겠다던 거절하자 그럴 줄 알았다며 슬프게 웃던 이미 죽어버린 네 얼굴.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대화였고 나는 은연중에 그의 죽음이 나의 탓인지 자문하고 있었다. 그러나 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의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기 20분 전 [날 사랑해줘]라는 짧은 문자. 거기에 답은 담겨 있었다. 불행하게도 나는 답장하지 않았다.
너는 죽었다.
너는 나를 너무 사랑했다.
너는 나를 너무 사랑해서 죽었다.
그게 뭐라고 그까짓 데이트가 뭐라고 딱 한 번이면 된다고 네가 그랬는데 왜 이것저것 재며 연애하는 여자애처럼 비싸게 굴었는지.
아니야, 이건 쓸데없는 죄책감이다. 나는 널 사랑하지 않았고 그래서 네 데이트 신청을 거절했다. 나는 죄가 없다. 잘못은 제멋대로 죽어버린 네게 있다. 결과적으로 한 남자의 목숨을 지게 한 내 선택은 그 자체로 결백하다. 그렇지만 내 대답이 널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아니라도 나는 네 죽음에 얽매여 살았을 거다.
나는 왜인지 너와 한 번도 외출을 함께하지 않았음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래, 나는 너와 사실은 맛있는 밥도 재밌는 영화도 사소한 대화도 함께하고 싶었나 보다. 세상이 두려워 널 밀어냈고 너는 그것이 두려워 세상을 밀어냈다.
이제와 말하지만 이제와 인정해 버렸지만 이미 늦었지만
난
네가
사실은
좋았다고.
나는 잘못이 없다.
하지만 왜인지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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