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오요로즈 모모 X 토도로키 쇼토 ts
* 쇼토가 모브한테 강간 당한 후 양호실
예쁜 얼굴, 마른 몸. 모모는 쇼토의 판판한 가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풀어 헤쳐진 가운 사이로 자잘한 상처와 봉긋 선 가슴 언저리가 보였다. 모모는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손을 뻗어 가운을 조금 더 벌렸다. 더 이상 벌어지지 않자 배 부근에 가지런히 매여진 리본 모양 매듭을 끌렀다. 가운이 스르륵 벌어져 하얀 알몸이 드러났다. 한 군데도 성치 않은 몸을 슥 훑어보고 쯧, 혀를 찬 모모는 쇼토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쓸었다. 나 정말 빈유 취향은 아닌데… 언제 봐도 예쁘네, 가슴.
조금 힘을 주어 가슴을 움키자 상처를 건드려 쓰라렸는지 움찔하더니 쇼토가 눈꺼풀을 파르르 떨며 눈을 떴다. 모모는 표정 없는 얼굴을 유지하며 쇼토의 가슴을 주물렀다. 쇼토가 인상을 팍 썼다. 모모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나 그 행동으로 인한 통증 탓이었다. 꽤나 오랜 시간 잠들어 있었던 터라 잔뜩 잠긴 목소리가 공격적인 어조로 물었다. 뭐하는 거야. 모모가 태평하게 손가락으로 유두 주변을 따라 뱅뱅 원을 그렸다.
"일어났네요."
"뭐하냐고 물었어."
"소독이죠."
쇼토가 말을 말자는 듯 입을 다물고 머리를 베개에 깊숙이 묻었다. 모모는 그 모습이 만족스럽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려 웃고는 손가락을 세워 쇼토의 유두를 꾹 눌렀다. 아, 아파. 알지도 못하는 남자에게 하루종일 빨리고 물려서 까진 유두를 긴 손톱이 찌르자 쇼토가 입술을 깨물고 인상을 썼다. 그만하지. 싫은데요. 분명 평소처럼 나긋하고 예의바른 말투인데 왜 저렇게 거슬리는 건지 쇼토는 영양가 없는 고민을 잠시 하다 관두었다.
모모의 손가락이 작은 상처들을 따라 움직였다. 쇼토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아직도 소독 중? 모모는 고개를 끄덕이고 쇼토의 배를 손바닥으로 덮고 살살 문질렀다. 시퍼런 멍이 손에 덮여 보이지 않게 되자 모모는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아팠죠."
"아니."
"거짓말 말아요, 엄청 울었더만."
"재미없네."
그리고 거기서 손 더 내리면 정말 재미없을 줄 알아. 아깝네요. 쇼토의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모모가 손을 올려 쇼토의 목을 쓸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하얀 목에 끈으로 졸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모모가 미간을 찌푸렸다. 남의 걸 멋대로 괴롭혔네요. 조금 딱딱해진 목소리에 쇼토가 피식 웃었다.
"내가 니 거야?"
"아니었나요?"
뻔뻔하게 돌아오는 대답에 쇼토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런가보네. 모모가 쇼토의 뺨을 살살 쓸었다. 아팠죠. 똑같은 질문에 쇼토가 똑같이 대답했다. 아니. 모모가 쇼토의 뺨을 툭 쳤다. 거짓말쟁이. 쇼토가 웃음을 터뜨렸다. 웃지 말라는 듯 뺨을 꾹꾹 찔러오는 손길에 쇼토가 고개를 휘 저었다.
"하지마."
"그쪽이야말로 내 거 망가뜨리고 왔잖아요."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쇼토가 원해서 이렇게 된 게 아님을 알면서도 모모는 괜히 투정을 부렸다. 쇼토는 눈을 슬쩍 감고 중얼거렸다. 미안해. 모모는 쇼토의 두 눈을 손바닥으로 덮었다. 아뇨, 제가 미안해요.
그렇게 말하고 대화는 끊겼다. 쇼토는 숨을 색색 내쉬며 미동없이 누워 있었고, 모모는 손을 올려 쇼토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모모는 가슴을 훤히 내놓고는 부끄럽지도 않은지 가운을 여밀 생각도 않는 쇼토를 빤히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 새끼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 쇼토. 사실 생각이라기 보단 그녀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실제로 물을 수는 없어 속에서 뱅뱅 맴도는 말을 모모는 쇼토를 쳐다보며 하나하나 곱씹었다.
아프지 않은 척 안 해도 돼요. 모모는 눈 옆에 길게 난 상처를 매만졌다.
울어도 되는데, 왜 내 앞에서까지 괜찮은 척 해? 예쁘게 감긴 눈두덩이를 살살 문질렀다.
나 좀 못 미더운 애인인가. 동그란 코끝을 손가락으로 부볐다.
내가 울지 않길 바라는 건 쇼토가 행복해지는 걸 원하는 거예요. 슬퍼도 울지 말고 꼭꼭 참으라는 게 아니라. 해주고 싶은 말은 많은데 이 자존심 센 애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없어서 모모는 속상했다.
그 마음을 읽어냈는지 어쩐지 쇼토는 눈을 뜨지는 않고 작은 목소리로 사근사근 말을 걸었다.
"있잖아, 모모."
"네."
"네 탓 아닌 거 알지?"
"…그럼요."
"미안해 하지마. 혼난다?"
하나도 안 무섭거든요. 모모는 중얼거리고 쇼토의 입술을 톡톡 쳤다. 쇼토가 장난스럽게 입술을 앙 다물었다. 모모가 손가락을 조금 더 밀어넣어 쇼토의 혀끝을 부드럽게 문질렀다. 좀 솔직해지면 좋으련만. 모모가 생각했다. 동시에 쇼토도 생각했다. 미련해빠진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해서 서로가 서로를 충분히 보듬어주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상처 입히고 있었다. 모모의 손가락이 쇼토의 입에서 빠져나왔다.
모모는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긴 한숨이 입술 새로 새어 나왔다. 그런 생각을 하니 괜히 답답했다. 쇼토가 눈을 뜨고 모모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들고 있어 표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쇼토는 그녀를 따라 나오려는 한숨을 꾹 삼켰다. 모모가 입술을 열고 가만히 있다가 작은 목소리를 내뱉었다.
"화가 나요."
"……."
"계속 같이 있었으면 됐을 텐데."
"괜찮아."
"내가 안 괜찮아요."
쇼토가 손을 뻗어 모모의 무릎을 톡 쳤다. 모모는 시선을 돌리지 않고 그 손을 움켜쥐었다. 쇼토의 손가락이 위로하듯 모모의 손등을 쓸었다. 모모는 그 서툴지만 다정한 손길에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눈을 크게 뜨면서 참았다. 위로받을 게 누군데. 바보 아냐, 정말. 속으로 중얼거리고 모모는 고개를 숙였다. 저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쇼토와 시선을 마주하고 모모는 싱긋 웃었다. 당신이 괜찮다는데 내가 슬퍼해서 뭐해.
"정말 괜찮은 거 맞죠?"
"응."
"알겠어요."
…그래도 솔직하지 못한 쇼토는 조금 밉네요.
모모가 고개를 숙여 쇼토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를 세상 누구보다 걱정하고 있는 마음이 사랑하고 있는 마음이 이 바보같은 애인에게 전해지길 바랐다. 사랑하는 만큼 나한테는 전부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당신과 함께 있는데도 조금, 우울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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