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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히로아카

[데쿠캇] 애기, 야?

* 보련님 달성표 보상

* 데쿠캇입니까? 아닌데요.

 

 

그것은 하루만에, 아니 한 교시만에, 어쩌면 한 순간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애기, 야?"

"누가 애기냐, 썩을 너드!!"

 

웅영고 히어로과 A반의 무법자 바쿠고 카츠키,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

 

저도 모르게 바쿠고를 애기라고 부른 죄로 흠씬 두들겨 맞은 미도리야는, 제 무릎에 앉아 사탕을 쭉쭉 빨고 있는 바쿠고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살살 쓰다듬었다. 왁왁거리는 성격은 평소 바쿠고와 다를 것 없지만, 먹지 않던 사탕을 찾는다거나 딱딱한 의자는 싫다고 떼를 쓰며 미도리야의 허벅지 위에 올라간다거나. 조그만 머리통에 복실거리는 머리카락, 새삼 그게 귀여워 보여 눈치를 보며 쓰다듬었을 때도 기분 좋은지 미도리야에게 아예 기대어 앉는 거다. 때마침 주머니에, 전단지와 함께 받은 딸기맛 사탕이 있어 바쿠고에게 후닥닥 건네준 아시도는 바쿠고 관찰에 여념이 없다. 아시도의 얼굴에는 활짝 웃음이 피어 있었다.

 

"뭘 쪼개!"

"너ㅡ무 귀엽다, 바쿠고!"

"미친?"

"평생 이렇게 있으면 안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아시도."

 

그렇게 말한 키리시마도 쭈그려 앉아 바쿠고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잔뜩 약이 오른 바쿠고는 팔을 쭉 뻗어 조그만 손으로 키리시마의 머리카락을 한껏 움켜잡았다. 아아악, 바쿠고!! 어어, 캇쨩 그러면 안 돼!

 

"바쿠고!"

"……."

"그러면 안 돼. 손 놔. 때찌한다?"

 

으아아, 우라라카 양 안 돼! 단호한 우라라카의 얼굴을 보며 미도리야는 눈을 꽉 감고 바쿠고를 세게 끌어안았다. 망할 동글이, 하며 바쿠고가 뛰어들 것을 방지하기 위함. 그러나 팔에 가해지는 압박은 없었다. 대신 바쿠고의 손에 붙잡혀 있던 키리시마의 머리카락이 해방되었다. 미도리야가 의아한 표정으로 눈을 떴다.

 

"데쿠 새끼야, 놔."

"으, 응. 미안해, 캇쨩."

 

조용한 목소리에 미도리야는, '괜한 걱정을 했나 아니 캇쨩 성격에는…' 핑핑 회전하는 머릿속을 무시하고 바쿠고의 요구대로 팔의 힘을 풀었다. 그리고 그 순간

 

"억!"

"씨바아아알… 데쿠, 쟤가 나한테 뭐라고 했어. 쟤가."

 

우라라카가 아닌 제 품으로 뛰어든 바쿠고에 미도리야는 호흡곤란을 일으킬 뻔했다. 그리고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오자 이번에는 사고회로가 정지됐다. 그것은 미도리야뿐만 아니라, 바쿠고를 지켜보고 있던 모두가 그랬다.

 

"혼내줘. 쟤 짜증나."

 

칭얼거리며 제 셔츠깃을 붙들고 흔드는 바쿠고에 미도리야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저도 모르게 바쿠고는 정말 다섯 살 애처럼 굴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 이성을 찾은 카미나리는,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웃음을 밀어넣으려고 애쓰며 뒤를 돌았다. 바쿠고에게 들켰다간 정면으로 그 폭발을 맞게 될 거야.

미도리야는 제 가슴팍을 콩콩 치는 바쿠고의 등을 쓸어주며, 최대한 당황스럽지 않은 척 그러나 부자연스러운 연기 톤으로 말했다.

 

"우, 라, 라, 카, 양! 혼, 나. 캇, 쨩, 한, 테, 그, 러, 지, 마."

"미, 미, 미, 안."

 

역시나 기계스러운 우라라카의 답변에 바쿠고는 만족한 듯 고개를 들어 미도리야와 눈을 마주하려고 했다. 미도리야가 어색하게 웃으며 '이제 됐어?' 바쿠고와 시선을 섞었을 때.

 

"…씨발!!"

"악, 캇쨩!!"

 

제가 무슨 짓을 했는지 뒤늦게 자각하고서 얼굴을 화아악 붉힌 바쿠고가, 저도 모르게 미도리야의 어깨를 터뜨렸다. 미도리야와 바쿠고가 앉은 의자가 뒤로 넘어갔다. 바쿠고는 바닥과 가까워지며 생각했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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