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히로아카

[모노바쿠] 찾아서, 너를, 미래로부터

pdom1nt 2016. 8. 20. 00:14

* 아란님 주최 하루전력 [타임리프]

* 네이토 개성 관련ㄴ해서 붕괴가... 잇ㅅ을수잇어요... 아마 붕괴..



카츠키는 울고 있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주먹을 꼬옥 쥐고 연신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입술 새로 울음소리를 흘려보내며 훌쩍이고 있었다. 커다란 건물 파편 뒤에 쪼그리고 앉아 카츠키는 몸을 숨기고 있었다. 저 멀리에서 무언가 마구 터지는 소리가 났다. 카츠키는 몸을 더 움츠렸다. 작은 몸이 공처럼 둥글게 말렸다. 욕을 지껄이는 목소리, 카츠키는 손바닥으로 귀를 꼬옥 막았다. 그렇지만 손가락 틈으로 욕설은 자꾸 밀려 들어왔다. 그러나 그 욕설을 묻은 소리가 있었다. 폭발이 일어나는, 펑. 


"흐, 우으, 엄마아…."


여리고 가냘픈 목소리가 살짝 벌어진 입술 새로 흘러나왔다. 카츠키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면 이 세상과 잠시 단절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렇지만 폭발음은 멈추지 않았다. 울음도 멈추지 않았다. 카츠키는 어렸다. 동네에서 골목대장 노릇을 한다 해도 카츠키는 아직 다섯 살 꼬마 아이였다. 폭발에 휘말려 사라져 버리기에는 많이 어렸고 무서웠다. 싫어, 싫어. 카츠키는 얼굴을 마구 일그러뜨렸다. 누구든, 히어로가. 그러기엔 많이 늦은 걸까? 나, 혼자, 이렇게…

그리고 그것은 순간이었다. 카츠키가 그의 은신처라고 생각했던 파편에서 쩌적, 균열이 갈라지는 소리. 카츠키도 들었다. 그렇지만 카츠키는 차마 그곳을 바라보지 못했다. 곧 제 위로 떨어질 딱딱한 파편의 조각을 카츠키는 바라보지 못했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머리를 무릎에 박았다. 한참 전에 굳은 시멘트 덩어리가 카츠키의 머리 위로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툭 떨어져 내렸다. 그것은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몇 초밖에 되지 않았으나 카츠키에게는 꽤나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꽤나 긴 시간 동안 찾아온ㅡ 


"후으, 안 늦었다."


히어로. 


어디인지 모를 곳에서 들리는 폭발보다 조금 더 큰 소리로, 카츠키에게로 떨어지던 그 조각은 더욱 작은 조각으로 박살 났다. 카츠키는 퍼뜩 고개를 들었다. 땀에 젖어 이마에 착 달라붙은 금발 머리가 살랑이는 것을 보았다. 보랏빛으로 번쩍이는 팔을 보았다. 

 

"어이, 꼬맹이. 너 자신은 스스로가 지키는 거야."

"……."

"으, 콧물 흘리지 마."


아야야, 눈을 찡긋거리며 파편을 흩어 놓았던 팔을 탈탈 턴 남자가 카츠키에게 손수건을 건넸다. 분홍색 꽃잎들이 잔뜩 수놓아진, 다 큰 어른이 들고 다니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은. 그것을 받아 든 카츠키가 멀뚱히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남자는 일부러 들으라는 듯 한숨을 폭폭 내쉬고는 그에게서 다시 손수건을 빼앗아 들고, 다정하지 못한 손길로 카츠키의 얼굴을 마구 문질렀다. 눈물과 재가 손수건에 묻어 났다. 예쁜 손수건이 더럽혀지는 것을 곁눈질로 본 카츠키가 무어라 말하려는 듯 입술을 열었다. 그 순간 입술에 남자의 검지손가락이 닿았다.


"쉿. 고맙다는 인사는 됐어."

"손수건…"

"아, 뭐. 상관 없어. 주인한테 돌려준 격이니."


알 수 없는 남자의 말에 카츠키는 무어라 대꾸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남자는 뒷주머니에 손수건을 아무렇게나 쑤셔 넣었다. 그러더니 빙그레 웃으며 대뜸 카츠키의 손을 덥석 잡아왔다. 그리고 바로 놓았다. 카츠키는 그를 빤히 바라 보고만 있었다. 순간 카츠키와 닿았던 모노마의 손에서 작은 불꽃이 일었다. 카츠키는 놀란 눈을 했다. 분명 아까 저 형아의 개성은, 주먹으로. 모노마는 카츠키의 반응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식이었다. 헤에, 거짓말쟁이. 모노마는 불꽃을 몇 번 더 터뜨리며 즐거운 듯 중얼거렸다.


"어릴 때 그렇게 천재 소리를 들었다더니, 하찮네. 그 때랑 똑같아."

"형아, 어떻게,"

"괜찮아, 뭐. 내가 이제부터 지켜줄게!"


남자는 카츠키의 얼굴 앞에 대뜸 손을 들이대고는 또 조그만 폭발을 만들어냈다. 카츠키가 놀라 뒤로 슬금 물러났다. 큰 소리로 웃은 남자가 허리에 양 손을 척 얹었다. 남자의 입술 새로 당당한 목소리가 커다랗게 흘러나왔다.


"나 팬텀 시프!"

"팬텀…?"

"미래에서 널, 구하러 왔다!"


영웅들이 잔뜩 나오는 애니메이션처럼 검지손가락을 척 치켜 들고 그렇게 말하는 모노마를 카츠키는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



음... 여기서 미처 설명하지 못한 설정

1. 데쿠랑 같이 옴 모노마. 데쿠는 빌런 퇴치하러 갔다 그리고 모노마는 개성 빌려서 날아옴

2. 모노마가 들고 있던 손수건 예전에 캇쨩이 준 것

3. 자기를 지키다 죽은 캇쨩을 이번에는 자기가 지키러 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