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쿠캇] 너의 이름
* 투피 + 네임버스
* 유혈주의 'ㅂ'
호모님을 위헤,,!
"아, 아악."
"닥쳐, 거슬려."
발발 떨리는 손목을 억세게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타박을 주듯 손목을 거세게 당기는 미도리야에 카츠키는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푸른 눈에서 눈물은 하염없이 새어 나왔고 동그란 눈물방울이 투둑 투둑. 미도리야는 그가 울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밀려 나오는 울음소리를 막겠답시고 입술을 한 움큼 베어 문 노력이 가상해 한번 쯤은 봐주기로 했다. 그래서 미도리야는 하던 일이나 마저 하기로 했다.
흘러흘러 제 손에 닿은 핏물을 카츠키의 손목에 대충 문질러 닦고 손목을 고쳐쥐었다. 잠깐 떼어진 틈으로 새빨간 손자국이 얼핏 보인듯 했다. 그리고 그것은 미도리야에게 알 바 없는 사실이었다.
다른 손에 쥔 커터칼로, 아까 만들어 놓았던 긴 칼자국 옆에 하나를 더. 하얀 살결을 따라 주우욱 칼날이 빨간 길을 내었다. 카츠키가 눈을 꼭 감았다. 비명을 목 안으로 밀어 넣으려고 카츠키는 이를 악 물었다. 새하얀 살결, 미도리야가 중얼거렸다. 재수 없어. 새까만 글자, 미도리야가 중얼거렸다. 더러워. 피부에 선명하게 새겨진 글자를 따라 칼이 움직였다. 조금 더 힘을 주어 깊게 상처가 패였다. 크으, 웃. 카츠키의 목에서 긁는 소리가 튀어 나왔다. 카츠키는 순간 눈을 번쩍 뜨고 미도리야의 눈치를 살폈다. 심히 짜증난다는 표정, 카츠키는 저도 모르게 울음 섞인 말을 내뱉었다.
"잘못했어요…"
"허, 씨발."
미도리야가 칼날에 묻은 피를 글자로 닦았다. 그러나 이미 피투성이였던 글자는 칼날을 오히려 더럽혔다. 미도리야는 미간을 좁혔다. 작게 벌린 입술 새로 사나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개는 말을 하지 않아, 짖지. 보랏빛 눈이 겁에 질린 하늘빛 눈을 빤히 응시했다. 입술을 달싹이던 카츠키는 그 옆의 글자를 따라 동그랗게 움직이는 칼끝을 느끼고 아주 자그맣게 속삭였다. 머, 멍, 멍. 멍멍. 미도리야가 코웃음 치며 글자에 칼을 박았다. 악! 짖는 소리를 내느라 벌어져 있던 입술 새로 비명이. 카츠키는 눈물을 후두둑 떨구며 어깨를 떨었다. 미도리야가 화난 얼굴로 씹어먹듯 말했다.
"그게 무슨 개야, 씨발년아."
"흐욱, 으, 으, 미아, 미아내. 잘못, 잘,"
"내가 개처럼 짖으랬지 개 같이 굴랬어?"
미도리야가 비스듬하게 눕힌 칼로 카츠키의 살을 쑤셨다. 거칠어진 손길이었다. 카츠키는 이제 소리를 참을 수 없게 되었다. 입술 새로 신음을 질질 흘리는 카츠키에 미도리야가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렸다.
"캇쨩은 사람이 아니고 갠데,"
"흐으, 어엉, 어, 으…"
"개새낀데, 개년인데,"
발정난 암캐년인데. 미도리야가 카츠키의 손목을 내팽개쳤다. 제 팔을, 쥐지도 어쩌지도 못하고 손가락을 움찔거리며 카츠키가 뒷걸음질 쳤다. 미도리야가 커터칼을 카츠키에게 던졌다. 드러난 칼날이 카츠키의 뺨에 부딪혔다. 칼은 카츠키의 발끝에 툭 떨어지고, 그에 묻어 있던 핏물과 새로 생긴 상처에서 찔끔찔끔 배어 나오는 핏물이 섞여 눈물과 함께 흘렀다.
"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거야?"
"흑, 우윽, 히끅, 허으으."
"더럽게."
미도리야가 뒤돌아 성큼성큼 걸어갔다. 제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는 미도리야 그 자신도 몰랐다. 다만, 카츠키의 옆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MIDORIYA IZUKU」
너무나도 선명하게 박힌 알파벳, 미도리야는 더러운 년의 팔에 새겨진 제 이름을 찢어 발기고 싶다.